[더팩트|황준익 기자]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발목을 잡던 규제들이 속속 완화하면서 리모델링이 주택공급의 새로운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16일 리모델링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8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주택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을 통해 단지 전체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동의율은 기존 75%에서 70%로 낮아진다. 동을 리모델링하는 경우에도 동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70% 이상(기존 75%) 동의를 받아야 한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안전성 검토 기관도 3곳으로 늘었다. 현재 국토안전관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2곳에서 한국부동산원이 추가됐다. 보다 원활하고 면밀한 안점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 개선 관련 주택법 개정안도 지난달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지난 8일 시행됐다. 전용면적이 85㎡를 초과하는 세대를 두 개 이상의 부분으로 분할해 기존 세대수의 5% 이내에서 추가로 세대수를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또 개정안은 인접 단지가 공동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주택단지별로 전체 구분소유자와 의결권의 각 3분의 2 이상 및 각 동의 구분소유자와 의결권의 각 과반수 결의를 받도록 했다. 기존에는 단지별로만 리모델링이 가능해 소규모 단지는 사업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리모델링 문턱이 낮아지면서 업계는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150개 단지, 12만1317가구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수평증축이 134곳, 수직층죽 13곳, 맞춤형 3곳 등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3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용인 14곳, 안양 10곳, 분당 9곳, 수원 8곳 등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이주 및 공사중인 곳은 13곳이다.
리모델링은 재건축 연한과 안전진단 통과 요건, 용적률 제한 등 각종 규제와 높은 분담금 등으로 기존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단지에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또 기존 건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 절감 효과도 크다.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대비 50%가량 탄소량이 적게 발생한다.
대형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2014년 진출한 이후 누적 수주액만 14조3000억원에 달한다. 시장 점유율도 악 40%로 1위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부터 업계 최초로 이주 없이 공동주택의 주거환경과 단지 가치를 높이는 주택 신사업 '더 뉴 하우스(THE NEW HOUSE)'를 추진하고 있다. 더 뉴 하우스는 입주민이 이주하지 않고 생활을 유지한 상태에서 공동주택을 종합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신규 주거혁신 프로젝트다. 더 뉴 하우스는 △이주 없이 △간소한 절차 속에서 △2년 이내에 사업 완수를 목표로 한다.
삼성물산은 '넥스트 리모델링'을 선보였다. 기존 건물의 지하와 지상 구조체(골조)를 유지하면서도 세대 내부와 공용부의 내·외관 마감을 전면 개선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번 규제 완화에도 리모델링의 한계는 여전하다. 세대 수는 기존의 15% 이내로만 늘릴 수 있다. 그만큼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조합원 분담금이 증가한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부담도 크다.
추가적인 제도개선도 필요하다. 현재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두 번의 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업계에선 한 번으로 줄여 사업 기간을 단축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리모델링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완화되는 건 반갑지만 재건축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며 "리모델링을 추진하다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조합을 설득하려면 사업성을 높여주는 과감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건축이 활성화되면 리모델링은 위축되는 경향성이 큰데 최근 정부는 적극적인 재건축 활성화 정책으로 리모델링 추진단지가 재건축으로 다시 검토하거나 선회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각각의 특성에 맞는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경쟁적 관계에서 보완적 관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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