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또 금리 인상?…두 번 올린 한은 '10월 동결' 선택지 좁아지나


美 9월 FOMC 0.25%p 인상 확률 94%…한미 금리차 최대 1.00%p로 확대
한은 통화보고서도 추가 인상 열어둬…연속 인상 부담 상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해지면서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한국은행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사진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관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해지면서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한국은행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한은 내부에서도 앞선 인상의 파급효과를 지켜볼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연준까지 다시 긴축에 나설 경우 환율과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10월 '쉬어가기'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15~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17일 오전 3시 발표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경제전망과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도 공개된다.

시장은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16일 기준 94% 수준까지 높아졌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도 최근 잇따라 기존 동결 전망을 바꾸고 9월 인상을 예상했다.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는 데다 국제유가까지 고공행진하면서 연준의 긴축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실제 로이터 조사에서도 이코노미스트의 85%가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4% 올라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3% 오르며 시장 예상치인 0.2%를 웃돌았다. 국제유가 급등까지 겹치면서 물가가 연준 목표 수준인 2%로 빠르게 내려가기 어려울 것이란 경계도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 기대는 채권시장에도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15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6bp(1bp=0.01%포인트) 오른 연 4.091%에 마감했다. 10년물도 6.4bp 상승한 연 4.600%를 기록했고 2년물은 연 4.005%, 5년물은 연 4.345%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1년물을 제외한 주요 국고채 만기 금리가 모두 4%대로 올라섰다.

특히 국고채 3년물은 2023년 10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10년물도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연준과 한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함께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15일 장중 5.04%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재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올리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현재 0.7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확대된다. 지난 7월 FOMC에서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일부 위원들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한 데 이어 최근 물가와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연준 내부의 추가 긴축 필요성도 커진 상황이다.

한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금통위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에도 3.00%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두 차례 연속 인상으로 금리는 1년6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오는 10월22일 열린다.

국내 경제만 놓고 보면 추가 인상의 근거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3%로 전망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7%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보이고 내수도 회복되면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해진 가운데 물가는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인 2%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지난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도 인상 기조를 접지 않았다. 물가와 경기 흐름,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연속 인상에 따른 부담도 커진 만큼 속도 조절 필요성 역시 강조되고 있다. 김종화 금통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다시 고조된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비용 압력을 재상승시킬지와 반도체 부문 중심의 수출 호조가 내수 및 수요 측 물가 압력에 얼마나, 어떤 속도로 파급될지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도권 주택시장·가계부채와 미 연준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환율 변동성 재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지난 두 차례 금리 인상의 영향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공개된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이 확인됐다. 당시 금통위는 6대1로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렸지만 인상에 찬성한 위원들 사이에서도 앞선 금리 인상이 경제주체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한국은행이 기계적으로 따라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 환율과 물가, 집값·가계대출 상황을 놓고 금통위원들이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로 판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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