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극은 맞지만 선거용은 아냐"…정이한, 첫 재판서 무죄 주장


공범 윤 씨, 선거자유방해 인정

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4월 29일 퇴원하면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개혁신당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피습 자작극'을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첫 재판에서 자작극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선거에서 인지도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임성철 재판장)는 15일 오전 공직선거법상 선거자유방해 교사와 허위사실공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전 후보와 공범 윤 모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정 전 후보 측 변호인은 검찰이 제시한 객관적인 사실관계는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범행의 고의와 목적 등 주관적 구성요건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 전 후보 측은 피습 자작극을 벌인 사실은 인정하지만 선거의 자유를 방해하려는 고의가 없었고 인지도나 지지율을 끌어올려 당선되려는 목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자작극을 벌인 이유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이어진 부친과의 갈등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당시 정 전 후보의 지지율이 2~3% 수준이었다는 점도 근거로 들며 당선을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부인했다. 정 전 후보가 직접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고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을 한 것이 아니라 사실을 소극적으로 숨긴 데 그쳤기 때문에 해당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자작극을 함께 꾸민 혐의로 기소된 윤 씨는 정 전 후보와 다른 입장을 보였다. 윤 씨 측은 자작극에 가담한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공직선거법상 선거자유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죄가 성립한다는 점을 다투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상해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법리적 다툼을 이어가기로 했다.

윤 씨 측은 당초 정 전 후보에게 음료를 뿌리는 정도로 자작극을 계획했기 때문에 상해를 입힐 고의가 없었다는 입장으로, 정 전 후보에게 약 20일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 결과가 실제 상해 정도를 입증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 27일 부산 금정구 구서나들목 인근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약 10년간 알고 지낸 윤 씨에게 자신의 얼굴에 녹차라테를 뿌리고 컵과 삶은 계란 등을 던지도록 해 괴한에게 습격당한 것처럼 상황을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 전 후보가 낮은 인지도와 지지율을 끌어올려 선거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윤 씨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지난 7월 31일 두 사람을 구속기소했다.

정 전 후보가 자작극이라는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선거를 위한 범행이었다는 검찰의 판단을 부인하고 있는 반면, 윤 씨는 선거자유방해 혐의를 인정하고 있어 향후 재판에서는 범행의 동기와 목적, 각 혐의의 법적 성립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0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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