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성과급의 50%를 각각 현금·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의 SK하이닉스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수정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안은 추후 국내 기업들의 성과 보상 체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조는 오는 15~16일 이틀에 걸쳐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한다. 지난 10일 전임직(생산직)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공개된 수정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성격이다. 지난달 25일 첫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진행되는 재투표이기도 하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임금 6.3%를 인상하고 초과이익분배금(PS)의 40%를 현금으로,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대해 기술사무직 노조는 찬성률 66.2%로 합의안을 가결시켰지만, 전임직 노조의 경우 찬성률 49.9%로 부결시켰다. 곧바로 회사와 전임직 노조는 재협상에 돌입했고, 이번 수정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구성원과 주주가 함께 성장하는 성과급 모델'이라는 기존 잠정합의안의 큰 틀은 유지했다. 수정한 핵심 내용은 현금 지급 비율을 10%포인트(p) 높인 것이다. 기본 지급 비율을 현금 50%, 주식 50%로 바꿨다. 특히 개인 선택권을 강화해 구성원이 50%에서 최대 100%까지 10% 단위로 주식 선택 비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성과급 지급 방식 변경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줄이기 위해 이연분에 대해 선지급하는 방안도 담았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성과급의 80%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0%를 2년에 걸쳐 이연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한, 수정안에는 주택 대출 추가 지원 대상에 기혼 가구뿐만 아니라 한부모 가정도 포함시켜 구성원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수정 잠정합의안에 대한 투표 결과는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재계 전반의 관심사로 여겨진다. 추후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활용하는 제도를 확정한 이후 비슷한 요구가 재계 전반으로 번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정 잠정합의안의 통과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조합원들이 거부감을 나타냈던 현금 지급 비중과 자사주 선택권 부분을 모두 손질한 상태다. 애초 앞선 투표도 반대 7535표, 찬성 7510표로 25표 차 초박빙이었다. 1차 투표 당시 기술사무직 구성원들이 신뢰를 보냈고, 전임직 구성원 역시 절반 정도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이미 보상 체계 전환에 대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수정 잠정합의안이 투표의 문턱을 넘게 되면, 노사는 추석 연휴 전에 임단협을 최종 타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쟁점(현금 지급 비중)에서 회사가 한발 물러난 만큼, 구성원들도 호응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편, 노조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도 중대한 한 주를 보낼 전망이다. 반도체(DS) 중심의 초기업노조에서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16~22일 모바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2026년 5차 총회'를 진행한다. 내용은 완제품(DX) 부문 소속 두 간부에 대한 불신임안이다. 투표에는 DS 부문 근로자로 가입을 한정하는 규약 개정안도 올랐다. 최승호 위원장이 장인 운영 업체와 집회 물품 계약을 맺은 사실을 알려진 이후 초기업노조의 내부 분열이 빨라지는 형국이다.
DX 중심의 또 다른 노조들은 DS와의 성과급 격차에 대해 지속해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초기업노조와 비교해 제한적이었던 교섭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앞으로 더욱 목소리를 키울 전망이다. 동행노조는 오는 18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회장 자택 인근에서 보상 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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