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평소에 보기 힘든 슈퍼카를 실제로 보니까 너무 신기했어요. 상상 속의 동물을 보는 것 같았어요."
13일 대전컨벤션센터(DCC)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6 대전 체험형 모빌리티쇼' 현장.
전시장 곳곳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부모와 중장년층 등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자동차를 둘러보고 직접 차량에 올라타는 모습이 이어졌다.
특히 슈퍼카 전시존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람보르기니 등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가의 스포츠카들이 전시된 가운데 차량 주변으로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관람객들은 차량의 외관을 살펴보고 사진을 찍는 것은 물론 직접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아보며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슈퍼카를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차를 바라보는 표정은 비슷했다. 신기함과 호기심이었다.
한 가족 관람객은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슈퍼카를 쉽게 접하기 어렵다"며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눈앞에서 직접 슈퍼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포르쉐 시동 걸어보니…'보는 것'에서 '경험'으로
슈퍼카 전시존과 별도로 마련된 '시동존'에는 포르쉐 차량이 자리했다.
이곳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운전석에 앉아 차량의 시동을 걸어보는 체험이 진행됐다.
시동존 앞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관람객들이 줄을 섰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부터 부모와 청소년, 어린이까지 참여했다.
평소 자동차 전시회에서 차량을 눈으로만 바라봤던 관람객들이 직접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고 시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만큼은 자동차를 '구경하는 사람'이 아닌 '운전자'가 됐다.
이번 행사가 단순히 다양한 차량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체험형'을 내세운 이유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각그랜저·티코에 멈춰선 발걸음…세대마다 다른 자동차 추억
전시장 반대편 클래식카 존에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대우자동차의 프린스와 티코, 매그너스 등 과거 국내 도로를 누볐던 차량들이 전시돼 중장년층 관람객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특히 1998년식 대우 티코 앞에서는 어린 시절 타봤던 기억을 떠올리는 듯 차량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자동차 한 대가 세대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 1세대 그랜저 V6 3.0, 이른바 '각그랜저'가 대표적이었다.
당시 많은 이들의 드림카이자 부의 상징이었던 각그랜저의 운전석과 뒷좌석에는 중년 관람객들이 직접 앉아 과거를 떠올렸다.
반면, 젊은 관람객들은 당시의 고급 승용차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살펴보며 기어봉과 핸들을 직접 만져봤다. 자신의 나이보다 오래된 자동차에 올라탄 어린이들은 신기한 표정으로 차량 내부를 살폈다.
과거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던 자동차가 다른 세대에게는 생소한 '옛날 자동차'가 된 셈이다.
그 옆에는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자리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자동차 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클래식카 옆에 미래적인 디자인의 전기 픽업트럭이 놓이면서 전시장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맞닿는 장면이 연출됐다.
◇과거의 대우차부터 현재 판매 차량까지
대우자동차보존연구소와 한국GM이 함께 마련한 전시공간에서도 과거와 현재의 자동차가 한자리에 놓였다.
프린스와 르망, 티코, 매그너스 등 과거 대우자동차의 차량과 현재 판매 중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GMC 시에라 드날리 등이 함께 전시됐다.
과거 자동차를 보며 추억에 잠기는 관람객이 있는가 하면, 현재의 판매 차량에 관심을 보이며 차량 정보를 살펴보는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아우디 Q5와 A6,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 아르카나, BYD 차량 등 현재 판매되고 있는 차량들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일부 차량은 전시를 넘어 현장에서 상담과 계약까지 이어지면서 모빌리티쇼가 실제 자동차 구매와도 연결되는 모습을 보였다.
◇"차가 집이네"…캠핑카·특장차에도 가족 관람객 몰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관심은 일반 승용차에만 머물지 않았다.
캠핑카와 카라반 전시공간에서는 차량 외부를 둘러보는 데 이어 직접 내부로 들어가 공간을 살펴보는 관람객이 이어졌다.
캠핑에 관심이 많은 관람객은 내부 구조와 편의시설 등을 꼼꼼히 살펴보며 실제 여행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봤다.
기아 4세대 '더 뉴 카니발'을 개조한 특장차 2대도 인기를 끌었다.
뒷좌석을 의전용으로 개조한 차량에는 일반적인 승합차와는 다른 고급스럽고 편안한 좌석이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직접 좌석에 앉아보고 내부 기능을 살펴보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자동차가 단순히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수단을 넘어 여행과 휴식, 의전과 생활을 위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슈퍼카에서 산불 진화 차량까지…'모빌리티'의 범위 넓혀
전시장 곳곳에는 자동차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츠도 마련됐다.
VR을 활용한 F1 체험과 모의 주행 체험, RC카와 드론 항공 영상 촬영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비롯한 관람객들이 몰렸다.
화려한 슈퍼카와 최신 차량 사이에서는 대전소방본부가 운영하는 고성능 산불 진화 차량도 눈길을 끌었다.
수억 원대 슈퍼카처럼 관람객의 동경을 자극하는 차량은 아니지만, 재난 현장에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차량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보여줬다.
전시장 한쪽에서는 자동차를 타고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다른 한쪽에서는 재난 현장으로 달려가는 차량의 모습이 공존했다.
모빌리티가 단순히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하루짜리 자선 모터쇼에서 대형 체험 행사로
이번 행사는 과거 자선 모터쇼에서 출발했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초기에는 대전시 곳곳에서 하루 동안 행사를 진행하고 수익금을 고아원 등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사회 환원 활동을 이어왔다.
이후 지난해부터 대전컨벤션센터에서 행사를 개최하며 규모를 확대했고, 유튜버 '압구정 시골쥐'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행사 관계자는 "예전부터 진행하던 행사가 커지면서 확대됐다"며 "매년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 규모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해 행사에는 3만 4112명이 방문했다. 올해 정확한 관람객 수는 행사 종료 후 최종 집계될 예정이지만 행사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모습은 연령대와 관심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어린이는 슈퍼카와 RC카, 드론에 눈을 빼앗겼고, 청소년들은 VR과 주행 체험에 관심을 보였다. 부모들은 최신 차량과 캠핑카, 특장차를 살펴봤고, 중장년층은 오래된 자동차 앞에서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과거의 도로를 달렸던 티코와 각그랜저부터 현재 판매 중인 차량, 미래적인 사이버트럭, 가족의 여행을 위한 캠핑카와 카라반, 재난 현장을 누비는 산불진화차량까지.
각자에게 자동차와 모빌리티는 달랐지만,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한다는 점에서는 같았다.
대전 체험형 모빌리티쇼는 그렇게 자동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 공간에 펼쳐놓고 관람객들에게 '이동'이라는 개념을 직접 경험하게 하고 있었다.
'2026 대전 체험형 모빌리티쇼'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대전컨벤션센터(DCC) 제2전시장에서 개최됐다. 다양한 차량 전시와 함께 VR F1, 모의주행, RC카, 드론 등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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