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현대차 사장, '자율주행 상용화' 조급해하지 않는 이유는[TF현장]


"테슬라서 눈앞의 목표 빨리 달성하려다 실패"
"우리는 North Star 지향…어정쩡한 L2++ 안돼"

현대차그룹이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포티투닷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를 개최했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 박성호 기자

[더팩트 | 성남=박성호 기자] "구성원 모두가 아트리아 AI를 좀 더 빨리 상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제가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는 어정쩡한 레벨2++ 자율주행차가 아닌 'North Star(최종 지향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2026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전 직장인 테슬라와 엔비디아에서 눈앞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속도를 내다가 체력이 소진되고 실패를 겪었다며 자체 기술인 '아트리아 AI' 조기 상용화를 경계하는 이유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9년 레벨2++수준의 아트리아 AI를 선보이기 위한 로드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포티투닷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전략과 로드맵, 주요 개발 성과 및 향후 실행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자체 자율주행 모델인 아트리아 AI가 탑재된 SDV 테스트베드 차량이 운전자 개입 없이 복잡한 도심을 실제 주행하는 영상을 최초 공개했다. 영상 차량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2++ 수준이다.

영상에서 테스트차량은 옆 차선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면 멈추고, 대형 트럭이나 버스가 붙으면 간격을 살짝 넓히는 등 스스로 안전하게 운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현장에서는 사실상 아트리아 AI가 상용화 준비를 마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박민우 사장은 △2028년 상반기 엔비디아 솔루션 기반 레벨2+ 기능 양산차 적용 △2028년 하반기 레벨2++ 적용 양산차 출시 △2029년 하반기 자체 기술 '아트리아 AI' 기반 레벨2++ 차량 양산 등 기존 로드맵에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최대 3년 동안 착실히 연구개발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 기술은 초창기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며 "가장 빨리 나올 수 있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이 2028년이다. 이때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8년엔 이미 엔비디아가 잘해놓은 자율주행 기술을 먼저 적용한다"며 "하지만 엔비디아에 완전히 맡길 순 없다. 엔비디아에서 모인 기술을 활용해 2029년부터 우리 자율주행 모델도 같이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9년 아트리아 AI 상용화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아트리아 AI를 기존 '룰베이스 모듈러' 방식에서 E2E(End-to-End) 방식으로 전환한 상태다.

룰베이스 모듈러는 E2E 등장 전까지 가장 많이 연구개발된 방식으로, 규칙에 따라 인지·판단·제어를 단계별로 처리하는 명확한 구조다. 하지만 AI의 등장으로 주행 데이터 학습이 가능해지면서, 상황인지·제어가 곧바로 이뤄지는 E2E가 대세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아트리아 AI는 차세대 기술인 VLA(Vision-Language-Action)을 병행 개발하고 있다. VLA은 언어기반 추론 모델이다. 갑자기 자율주행 차량이 차선을 바꿨다면 E2E는 원인을 분석할 수 없지만, VLA은 차선 변경까지의 추론 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향후 E2E 기반의 아트리아 AI와 VLA 기반의 아트리아 AI 기술을 병행 출시할 계획을 내비쳤다. VLA은 복잡한 추론이 필요한 만큼 E2E 모델보다 뛰어난 성능의 GPU 등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중저가형 자율주행 모델은 E2E 기반 기술이, 제네시스 브랜드 및 플래그십 모델에는 VLA 기술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민우 사장은 "내년 상반기에 '플레오스(Pleos 27)'이 개최되면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SDV 연구개발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아주 상세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우리가 로보틱스랩과 연계해 연구개발 중인 것도 함께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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