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돌연 사퇴?'…용혜인 기자회견 북새통


김민석 수첩에 '이진숙·한동훈 OUT'
李, 순방 중 "제 임기 헌법상 제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사진은 용 후보자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는 모습. /서예원 기자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정치권이 인사 파동으로 들끓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의혹을 두고 여야가 연일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자는 정면돌파하고 있고 청와대도 이들의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여론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포함해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편 서울시장 후보군이 적힌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수첩 메모가 노출되면서 여러 뒷말이 나왔다.

용 후보자는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장관·의원 겸직 및 당 사당화 논란을 정면 반박했다. /서예원 기자

◆'혹시 사퇴?' 기자들 몰려갔는데…용혜인 34분 '반박 회견'

-10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돌연 국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지?

-응. 기자회견이 예고된 건 불과 20여 분 전이었어. 공교롭게도 바로 앞 순서에는 범여권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는데, 용 후보자가 직접 국회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통관 기자회견장이 갑자기 분주해지기 시작했지. 특히 용 후보자는 이날 자택에서 자료를 검토한다며 청문회 준비사무실에도 출근하지 않은 상태였거든.

-범여권 의원들도 용 후보자의 기자회견 계획을 미리 몰랐던 것 같다며?

-그런 분위기였어. 회견장에 있던 한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오는 거냐"고 묻더라. 애초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간단한 질의응답도 예정돼 있었는데 "후보자가 직접 와서 이야기한다고 하니 별도의 백브리핑은 하지 않겠다"며 자리를 떠났어.

용 후보자의 인사 적합성과 임명에 대한 부정 여론이 크다. 사진은 용 후보자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는 모습. /서예원 기자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라며 말을 아껴온 용 후보자가 정면 돌파를 택해 눈길을 끌더라.

-돌연 회견 일정이 잡히면서 현장에서는 '혹시 사퇴 입장을 밝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용 후보자는 30분 넘게 기자회견과 질의응답을 이어가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조목조목 반박했지. 배우자의 당직자 임명을 둘러싼 논란에는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맞받았고, 의원직 사퇴 요구에는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것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라며 선을 그었어.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에 "당연히 사퇴할 줄 알았는데 참 당돌하다"고 평가하기도 했지.

-용 후보자를 향한 취재진의 쓴소리도 나왔다며.

-응. 용 후보자가 회견장을 빠져나와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순간까지 취재진이 에워싸고 질문을 쏟아냈어. 이 과정에서 과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출근길 문답에 답하지 않았던 사례를 거론하면서 용 후보자가 과거와 현재가 다른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도 나왔어. 용 후보자는 답하지 않고 국회를 떠났어.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수첩에 서울시장 후보군과 여야 정치인들의 이름이 적힌 사실이 한 언론에 포착된 이후 의도적으로 노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남용희 기자

◆우연인가 고의인가…김민석 '수첩 미스터리'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수첩 한 권이 여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더라.

-맞아.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대표가 펼쳐놓은 수첩이 '데일리안' 카메라에 포착됐어. 한쪽에는 '서울시장 후보'라는 제목 아래 '훈식', '원식', '(정)청래', '현종' 등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다른 쪽에는 '이진숙·한동훈 OUT'이라는 문구까지 있었지. 김 대표는 지난 10일 당 공식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우원식 전 국회의장, 정청래 전 대표, 김현종 전 통상본부장을 칭한 것이라고 설명했어.

-정 전 대표는 많이 당황한 것 같더라. 그는 "지난번에는 마이크 잡고 농락하더니 이번에는 수첩으로 때립니까"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어. 그러면서 과거 서울시장에 출마했던 김 대표와 송영길 전 의원도 수첩에 적어두라고 응수했지. 김 대표는 "제 이름도 있다"고 밝혔어. 수첩 속 'MS'가 자신이라는 거야. 서울에서 이길 '필승카드'를 분석하며 적었다고 설명했어.

김 대표의 수첩이 공개된 뒤 이름이 거론된 정치인들이 패러디 수첩으로 맞받으면서 여야의 수첩 공방으로 번졌다. 사진은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김민석 OUT 글이 쓰인 수첩을 SNS에 올린 사진. /이 의원 SNS 갈무리

-근데 정말 우연히 찍힌 걸까.

-그게 또 정치권의 관심사야. 김 대표는 "혼자 생각한 것을 적은 것"이라며 "찍혀서 죄송하다"고 했지만, 민감한 내용이 적힌 수첩을 본회의장에서 펼쳐놓은 만큼 의도적으로 노출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의도적이지 않겠나. 분위기 띄우려고 한 거지"라며 웃었어. 결국 진실은 김 대표만 알겠지.

-수첩에 거론된 다른 인사들의 반응은 어때?

-김 대표의 수첩에 'OUT' 대상으로 등장했던 인사들도 가만있지 않았어.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빨간 수첩에 '김민석 OUT'을 적어 "이진숙 수첩은 자발적으로 공개한다"고 맞받았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패러디 수첩을 공유하며 "김성원 IN, 김승원 OUT"이라고 가세했지. 우연히 포착된 수첩 한 권이 여야의 '수첩 공방'으로 번진 셈이야.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제 임기는 헌법 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회의도 아닌 동포간담회에서…"임기 제한" 뼈 있는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출장 중에 연임 논란을 언급했던데.

-맞아. 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제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밝혔어. 취임 초 해외 순방을 많이 소화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임기가 정해져있으니 효과를 보려면 초기에 순방을 많이 다녀야 한다는 취지였지.

-정국을 달구는 이슈 중 하나인 만큼 이 대통령이 이렇게 언급한 것 자체는 특이한 일이 아니었어. 다만 현안 회의가 줄줄이 이어지는 국내 일정이 아닌 정상외교에 집중하는 해외 순방 중이었고, 더욱이 그 자리가 동포간담회였다는 점이 뜻밖이었다는 분위기야.

이 대통령이 10일 오후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홍익표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과 악수하는 모습. /송호영 기자

-사실 동포간담회라는 행사는 현안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잖아. 대통령이 동포들을 만나 타국에서의 삶을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성격이지. 이 대통령의 그간 순방에서도 마찬가지였고. 때문에 기자들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이 대통령 발언을 받아치고 있었어. 동포간담회 때마다 언급하는 레퍼토리인 재외공관 역할 강화, 재외국민 권익 보호 등 내용을 예상하면서 말이지.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민감한 현안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서 다들 분주해졌지.

-이 대통령이 이렇게 뜻밖의 자리에서 이를 언급한 건 그만큼 이번 논란을 가볍지 않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 아닌가 싶어. 야권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에게 연임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잖아.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 발언을 '연임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해석하면서 "다른 공개적으로 국민과 만나는 자리에서 밝힐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고 예고했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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