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은 날짜, 김승원은 증인 채택… 깊어지는 '인청 딜레마'


용혜인 청문 일정 불발…상임위 회의도 취소
김승원 청문회, 증인 채택 사실상 무산
논란 장기화·'검증 회피' 공세에 與 부담 ↑

이재명 정부 2기 내각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 일정,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김 후보자(왼쪽)와 용 후보자. /박상민·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이재명 정부 2기 내각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 날짜조차 정하지 못한 가운데 예정됐던 상임위원회 회의까지 취소됐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여야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여당의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는 이날 예정됐던 전체회의를 취소했다. 여야가 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과 증인 채택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8일 청문회를 열자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충분한 검증 시간이 필요하다며 21일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증인 채택을 둘러싼 입장 차도 크다. 국민의힘은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 28명을 증인으로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문미정 전 기본소득당 대표 권한대행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증인 채택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야당의 증인 채택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청문회 일정이 공전하는 사이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 의원직 사퇴 등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면서 거취를 둘러싼 압박도 커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용 후보자는 이날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사퇴론을 일축했다. 용 후보자는 "인사권자가 저에게 기대한 바가 있어 지명했다고 생각한다"며 "저에게 맡기신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알고 있다"면서도 "이와 관련해 논의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당내에서는 용 후보자의 소명을 청문회에서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성평등가족위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기자회견을 들어보니 그동안 일부 보도에 대해 반박과 설명을 해왔던 부분이 있었다"며 "청문회에서 한 번 들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설명이 이미 형성된 여론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우려된다"며 "여론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여권 일각의 사퇴 요구에도 인사청문회 준비를 이어가겠다며 거취 논란에 선을 그었다. 사진은 용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는 모습. /국회=서예원 기자

김 후보자는 오는 15일 인사청문회 일정이 확정됐지만 증인·참고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신약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인 브로커 양모 씨와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이미 검찰 수사를 거쳐 기소유예로 종결된 사안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증인·참고인 없이 청문회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는 전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증인 명단에 합의하지 못했다. 인사청문회법상 청문회 5일 전까지 출석요구서가 송달돼야 증인의 출석을 강제할 수 있어 오는 15일 청문회에 증인 출석을 강제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김 후보자를 바라보는 당내 기류도 이전과는 다소 달라진 모습이다. 각종 의혹이 이어지면서 당초 예상과 달리 청문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법사위 관계자는 "원래는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분위기"라며 "지도부 차원에서도 관련 논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용 후보자는 청문회 개최 시점부터,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 세울 증인을 두고 여야가 맞서는 가운데 민주당의 고민도 서로 다른 형태로 깊어지고 있다. 용 후보자는 청문회가 늦어질수록 의원직 겸직과 당 운영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수 있고, 김 후보자는 증인·참고인 없는 청문회가 현실화할 경우 '검증 회피'라는 야당의 공세가 거세질 수 있다. 두 후보자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결국 청문회 과정에서 의혹을 얼마나 해소하고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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