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손원태 기자] 무신사가 2030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되는 서울 홍대에 뷰티 단독 매장을 세웠다. 무신사는 메가스토어 성수에서 뷰티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했던 만큼, 패션에 이어 뷰티 사업에서도 오프라인 영토 확장에 나선 것이다. 다만 올리브영이 국내 H&B(헬스앤뷰티) 스토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인 무신사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무신사는 10일 오전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무신사 뷰티 홍대'에서 오프라인 매장 출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앞서 무신사는 지난 4월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을 개장하고, 2층에 뷰티존을 마련하며 사업 첫발을 뗐다. 실제로 이 뷰티존의 8월 거래액은 오픈 첫 달인 4월 대비 약 20% 증가했다. 또한 뷰티존 입점이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브랜드 성장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발견했다.
이는 무신사가 뷰티 단독 매장을 세우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무신사 뷰티 홍대는 온라인에서 발굴한 인디 브랜드를 소비자가 직접 경험하도록 체험형 매장으로 꾸민 점이 특징이다. 오프라인에서 경험한 브랜드를 다시 온라인 구매로 유도하는 연계 전략도 고도화했다.
홍대 상권이 있는 서울 서교동은 일 평균 유동인구가 약 19만명에 달한다. 특히 홍대 상권은 유동인구의 67%를 외국인이 차지할 정도다. 무신사는 이러한 특성에 주목해 첫 뷰티 매장을 홍대로 낙점했다. 핵심 소비층인 2030 세대의 여성층은 물론, 외국인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매장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개 층, 1262㎡(약 400평) 규모로 조성됐다. 매장에는 870여개 브랜드의 1만2000여개(뷰티 1만여개·약국 2000여개) 상품이 입점했다. 매장 콘셉트는 새로운 브랜드를 찾아내는 '발견형 뷰티'로, 층마다 각기 다른 콘셉트를 적용했다.
지하 1층에는 K-뷰티 특화 매장인 '뷰티온누리약국'이 들어섰다. 176㎡(약 53평) 규모의 한 층 전체를 약국으로 만들며 전문성을 극대화했다. 무신사는 이곳에서 '파머시 뷰티'를 전면에 내세워 약사의 전문 상담을 토대로 한 고기능성 화장품과 이너뷰티 상품 등 맞춤형 큐레이션을 진행한다.
뷰티온누리약국은 약사 2명이 상주하며, 일반 약국과 같이 인근 병원 처방전에 따른 조제와 복약 상담도 제공한다. 약사는 성분과 효능을 바탕으로 피부 및 두피 고민에 맞는 전문 고객상담을 진행하고, 알맞은 상품을 추천한다. 매대에 진열된 상품만 2000여개로, 전체의 90%를 뷰티 관련 상품들로 채웠다.
반면 지상 1·2층은 고객 각자의 추구미를 겨냥한 다채로운 메이크업 브랜드들로 구성했다. 600여개 브랜드의 1만여개 상품이 입점했으며, 그중 70%를 인디 브랜드로 채웠다.
1층은 메이크업과 프래그런스 카테고리로 패션과 뷰티를 연결해 고객이 자신의 스타일과 취향에 맞게 브랜드를 발견하도록 공들였다. 특히 중국 뷰티 브랜드인 '인투유'와 'AZTK'가 국내 최초로 입점했다. 국내외 니치 향수 브랜드인 '에따 리브르 도랑쥬'와 '셀바티고' 등도 단독으로 선보였다.
오프라인에서 접하기 어려운 브랜드를 소개하는 '하이라이팅 존'도 들어섰다. 이어 패션과 뷰티의 협업 상품도 소개하고, 고객이 직접 제품을 테스트해 경험할 수 있는 체험존도 마련했다.
2층은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헤어·바디·맨즈·덴탈케어 등 케어 상품을 세분화했다. 스킨케어는 지하 1층 파머시 뷰티와 차별화했으며, 일상적으로 피부 관리 및 고민에 따라 상품을 고르도록 진열했다. 주목받는 성분과 신규 브랜드를 소개하는 '넥스트 뷰티 존'과 온라인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꾸린 '무신사 뷰티 랭킹 존'도 별미다.
◆ 무신사 상장 앞두고 뷰티 시장 적극 공략
무신사는 지난 7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2012년 6월 설립된 무신사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출발했고,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앞세워 확장 전략을 펴고 있다. 현재까지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은 국내 48곳과 해외 4곳으로, 총 52곳이다.
무신사는 10대부터 30대까지 남성 고객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패션 시장을 선점했고,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실적 최대치인 1조4679억원을 기록했다. 무신사는 올해 상반기 매출도 전년 대비 22.5% 증가한 8217억원을 내면서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처럼 승승장구하던 무신사는 올해 들어 뷰티 사업에도 힘을 주기 시작했다. 무신사는 지난 4월 메가스토어 성수를 통해 뷰티존을 처음 선보인 데 이어, 하반기에는 단독으로 매장을 내는 등 뷰티 사업에 열을 가했다. 무신사는 홍대에 이어 연내 성수에도 뷰티 단독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이 같은 행보에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올리브영이 국내 H&B(헬스앤뷰티) 스토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무신사의 이러한 행보는 리스크가 큰 선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K-뷰티 핵심 소비층이 여성인 만큼, 무신사의 이번 오프라인 출점도 여성 고객을 자연스럽게 앱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며 "여성 고객은 남성 고객에 비해 객단가(구매액)가 높을 뿐 아니라, 화장품은 의류와 달리 유행을 덜 타 재고 관리 부담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는 이번 뷰티 단독 매장을 선보이며 로고 배경색을 기존의 블랙에서 핑크로 교체했다. 매장 인테리어 전반에도 핑크톤을 적극 반영해 메인 타깃인 여성 고객들을 겨냥했다. 파머서 뷰티로 성분 중심의 큐레이션을 내세운 점 역시 화장품 성분에 민감한 여성 고객의 니즈를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점도 무신사가 오프라인 매장 출점에 나서게 된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무신사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지에서 높은 K-뷰티 수요를 반영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다는 분석이다.
무신사 뷰티 홍대 역시 외국인 관광객을 의식하듯 매장 곳곳에 푸드와 건강기능식품 등의 상품군을 진열했다. 또한 택스프리 혜택과 다국어 큐레이션 서비스도 제공하며, 외국인 관광객 편의성도 제고했다.
김연진 무신사 뷰티 오프라인 팀장은 "과거에는 특정 브랜드를 보고 제품을 구매했다면, 이제는 성분을 꼼꼼히 따져가며 에센스, 크림, 세럼 등을 각기 다른 브랜드로 조합해 구매한다"라며 "무신사는 뷰티 후발주자로 파머시 뷰티를 통한 전문성,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브랜드 발굴 및 육성으로 브랜딩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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