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1대1...서교림·김민솔, 화제의 '제3차 림솔대전' [박호윤의 IN&OUT]


메이저 왕관 하나씩...다음은 누구?
짧았던 휴전 끝... 다시 불붙는 스무 살 동갑내기의 세번째 승부
유현조의 3연패도 관심

서교림이 지난달 중순 한국일보 메디힐챔피언십에서 최종일 8언더파를 몰아치며 김미솔에 2타차 역전 우승을 거둔 뒤 축하를 받는 모습./KLPGA제공

[더팩트 | 박호윤 전문기자] 지난달 23일 BC카드 한경 제48회KLPGA챔피언십 연장 승부 이후 잠시 ‘휴전’에 들어갔던 서교림-김민솔의 ‘림솔대전’(또는 솔림대전)이 다시 펼쳐진다. 이들이 3주만에 재회하는 무대는 시즌 세번째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골든라이프챔피언십이다. 그야말로 제대로 판이 깔린 셈이다.

올시즌 들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6월 이후의 KLPGA투어를 보는 가장 큰 재미는 2006년생 동갑내기 서교림과 김민솔이 엎치락뒤치락하며 펼치는 경쟁이다.

#메이저 우승 1대1에서 세번째 메이저...제대로 판이 깔렸다

둘의 대결을 놓고 얼마 전 글을 썼는데 그새 또 이야깃거리가 쌓였다. 참 신기할 정도다. 한 사람이 달아나려 하면 다른 한 사람이 따라붙고, 한 사람이 쉬는 사이 다른 한 사람이 좋은 성적을 낸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에서 다시 만난다. 10일부터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KB금융 골든라이프 챔피언십은 총상금 15억원, 우승상금 2억 7000만원이 걸려 있다.

지난달 중 하순 펼쳐졌던 두차례의 맞대결은 강렬했다. BC카드·한경대회에서 둘은 72홀을 치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 동타. 결국 연장에 돌입했고 첫 홀에서 서교림이 김민솔을 꺾고 시즌 4승째를 거뒀다. 바로 전주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도 김민솔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던 서교림은 그렇게 2주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메이저 타이틀이었다. 시즌 첫 메이저인 한국여자오픈에서는 김민솔이 4언더파 280타로 정상에 올라 자신의 첫 메이저 트로피를 품었다. 두 번째 메이저 KLPGA 챔피언십에서는 서교림이 연장 끝에 김민솔을 눌렀다. 메이저 성적만 놓고 보면 정확히 1대1이다. 이제 세 번째 메이저에서 둘 중 누가 먼저 시즌 메이저 2승을 가져가느냐를 놓고 다시 맞붙는다.

공교롭게도 둘은 지난 맞대결 이후 나란히 한 주씩 쉬었다. KLPGA 챔피언십 직후 열린 KG 레이디스 오픈에는 김민솔이 허리 통증으로 출전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서교림이 쉬어간 것도 아니었다. 직전 두 대회를 연달아 우승해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최종 12언더파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우승은 놓쳤지만 상금 3500만원을 보태 당시 김민솔과의 격차를 좀 더 벌렸다.

김민솔이 지난 주 열린 OK저축은행 읏맨오픈에서 샷을 하는 모습. 김민솔은 라이벌 서교림이 결정한 가운데 3위를 마크, 다시 상금 1위로 올라섰다./KLPGA제공

#다승 대상 평균타수는 서교림, 상금 K랭킹은 김민솔...나눠 가진 1위

그 다음 주에는 반대가 됐다.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에는 서교림이 손목 통증으로 빠졌고 한 주 쉬었던 김민솔이 돌아왔다. 김민솔은 단독 3위에 올라 상금 8000만원을 챙겼다. 그 결과 시즌 상금 13억 6662만9428원으로 서교림의 13억 2176만6000원을 추월해 다시 상금랭킹 1위를 되찾았다.

바로 이 대목에서 두 선수의 진정한 힘을 느끼게 된다. 누가 한 번 우승하고 한동안 사라지는 경쟁이 아니다. 김민솔이 쉬는 동안 서교림은 공동 5위, 서교림이 쉬는 동안 김민솔은 단독 3위였다. 우승하지 못하는 날조차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려 놓는다. 그래서 둘의 라이벌전이 단순한 흥행용이 아니라 실제 2026시즌 전체를 지배하는 경쟁이 됐다.

각종 기록을 보면 더 흥미진진하다. 다승에서는 서교림이 4승으로 김민솔의 3승에 앞선다. 대상 포인트도 서교림이 519점으로 436점의 김민솔보다 우위이며 평균타수 역시 서교림이 70.1992타로 1위, 김민솔이 근소한 차이로 2위(70.3279타)다.

반대로 상금부문에서는 김민솔이 앞선다. 1위가 김민솔, 2위가 서교림이다. K랭킹 역시 김민솔이 1위, 서교림이 2위다. 톱10 피니시율에서는 서교림이 50%, 김민솔이 44.44%로 나란히 1, 2위다. 어느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독식하지 못한 채 주요 지표를 놓고 실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경쟁을 벌이는 두 선수가 아직 스무 살이라는 사실이다. 국가대표로 함께 뛰었던 2006년생 동갑내기들이 이제는 다승왕과 대상, 상금왕, 평균타수, 메이저 타이틀을 놓고 KLPGA투어의 중심에서 맞서고 있다.

이번 KB대회에는 또 하나의 굵직한 기록까지 걸렸다. KLPGA 한 시즌 역대 최다 상금은 박민지가 2021년 작성한 15억2137만4313원이다. 현재 지난해 상금왕 홍정민(13억4천여 만원)을 일찌감치 뛰어 넘은 김민솔은 이번 대회에서 단독 2위 이상, 서교림은 우승할 경우 박민지의 기록을 넘어선다. 아직 시즌이 한참 남았는데 벌써 역대 최고 상금 기록을 넘볼 만큼 둘의 페이스가 가파르다.

유현조가 지난해 KB금융 골든라이프챔피언십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뒤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현조는 올해 3년 연속 우승을 노린다./KLPGA제공

#유현조, 최예림도 있다

물론 이번 대회가 두 사람만의 잔치는 아니다. 무엇보다 유현조가 기다리고 있다. 유현조는 2024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지난해에도 정상에 올라 이번에 3연패에 도전한다. 성공하면 1980~82년 KLPGA선수권을 3년 연속 우승한 고 구옥희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동일 메이저대회 3연패를 이루게 된다. 최예림도 직전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에서 239번째 출전 만에 감격적인 생애 첫 우승을 거두고 상승세를 탔다.

그럼에도 시선은 자연스럽게 두 스무 살에게 향한다.

첫 번째 메이저는 김민솔이 가져갔다. 두 번째 메이저는 서교림이 김민솔과의 연장 승부 끝에 품었다. 시즌 승수에서는 서교림이 한발 앞서 있고, 상금에서는 김민솔이 다시 역전했다. 한쪽이 치고 나가면 다른 쪽이 어김없이 따라붙는다.

그래서 이번 KB금융 골든라이프 챔피언십은 단순한 시즌 세 번째 메이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림솔대전’의 세 번째 메이저 승부이자 2026년 KLPGA투어의 주도권 싸움이다.

메이저 스코어는 1대1. 이제 세 번째 판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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