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국민의힘이 사고당협 36곳의 조직위원장 공개 모집을 진행하는 가운데, 강원 강릉이 내년 보궐선거의 '전초전'이자 장동혁 대표의 핵심 개혁안인 당원직선제의 첫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위원장 정희용)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사고당협 36곳을 대상으로 국회의원선거구 조직위원장 공개 모집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공모 대상은 서울 5곳(광진갑·동대문갑·중랑을·성북을·관악갑), 경기 10곳(성남수정·성남중원·평택병·안산병·남양주을·하남을·용인갑·안성·김포을·화성정), 인천 2곳(계양갑·서구을), 강원 강릉 등이다.
이번 공모에서 주목받는 곳은 경기 용인갑과 강원 강릉이다. 용인갑의 경우 이원모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물러나면서 공석이 됐다. 이 지역에는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도전장을 냈다.
양 최고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용인갑 당협위원장 신청을 공식화하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경기도민 앞에 섰던 저에게 2028년 총선 승리는 반드시 완수해야 할 책임"이라고 했다.
특히 강릉은 내년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권성동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강릉 당협위원장 공모에는 최돈익 전 국민의힘 경기 안양 만안 당협위원장, 권혁열 전 도의회 의장, 이호영 전 여의도연구원 고문 등이 공모 첫날부터 잇따라 접수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과 김용래 전 도의원 등도 공모 기간 내 접수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 당협위원장 선출은 내년 보궐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띨 전망이다.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될 경우 보궐선거 출마 후보군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장 대표가 추진해 온 당협위원장 당원직선제가 적용되는 첫 사례라는 상징성도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당초 당협위원장 선출에 당원 의사를 직접 반영하는 직선제 전면 도입을 당 핵심 개혁 과제로 내세웠다. 하지만 당내 다수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사고당협부터 우선 적용한 뒤 단계적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조강특위는 이번 공모에서 신청자가 2명 이상인 지역의 경우 당원직선제를 통해 조직위원장을 선출할 방침이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강릉에서 당원직선제가 처음 적용되는 만큼, 기존 당협위원장의 임기가 사실상 자동 연장되던 관행에서 벗어나 당내 경쟁을 촉진하는 일종의 '메기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당원직선제로 선출된 당협위원장이 내년 보궐선거에서 의원직을 얻게 된다면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서 "연말 당무감사에서 하위 20~30% 해당하는 당협위원장 교체 시 직선제의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강릉 보궐선거 결과를 마냥 낙관하기만은 어렵단 시각도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강릉 보궐선거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1일 강릉을 찾아 "민주당이 공석인 지역구 국회의원 몫까지 다하겠다"며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진보 진영이 강릉시장 선거에서 31년 만에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관계자는 "강릉 지역 민심이 이재명 정부 지지율과 일정 부분 연동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이 정부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지방선거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내년 강릉 보궐선거의 성적표는 장 대표가 추진하는 당원직선제의 향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원직선제로 선출된 당협위원장이 보궐선거 승리까지 이끌 경우 제도 전면 확대에 힘이 실릴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개혁 동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현직 당협위원장이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부산 사하을(조경태)·대구 달서병(권영진)·울산 울주(서범수)의 경우 이번 공모 대상에 제외됐다. 조강특위는 재심 상황 등을 고려해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