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경북 영주시청 주차장이 달라진다.
이달부터 직원 차량을 청사 인근 공영주차장으로 분산하고 차량 5부제를 강화해 청사 주차장을 시민과 민원인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영주시의 설명이다.
어찌 보면 새삼스러운 조치다.
시청은 시민이 행정서비스를 받기 위해 찾는 곳이다. 그런데 민원을 보러 온 시민이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청사 주변을 몇 바퀴씩 돌아야 한다면, '시민 중심 행정'이라는 말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영주시청 주차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평소에도 주차 공간이 부족했고, 각종 행사나 회의가 열리는 날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시청에 볼일이 있어도 주차부터 걱정된다"는 시민들의 푸념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주차관리 방식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행정의 공간을 누구에게 먼저 내줄 것인가의 문제다.
그동안 청사 주차장은 직원들의 일상적인 주차 공간이라는 성격이 강했다. 이제 그 공간의 우선순위를 시민과 민원인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청사 밖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고, 시민들은 청사에 보다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시민 입장에서는 반가운 변화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황병직 영주시장이 후보 시절부터 약속했던 청사 주차장 조성사업을 실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약은 선거철에 걸어놓는 현수막이 아니다.
시민에게 한 약속이라면 임기 중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특히 주차장처럼 시민들이 일상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사업은 말보다 결과가 훨씬 중요하다.
그렇다고 박수를 보내는 것만으로 끝낼 일도 아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대다.
직원 차량 5부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주차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에게 불편을 떠넘기는 수준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 공영주차장 이용에 따른 불편과 출퇴근 문제까지 함께 살피고 시민 편의를 높이면서 직원들의 불편도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추진 중인 청사 주차장 조성사업이 언제, 어느 규모로, 어떤 방식으로 완성될 것인지 시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계획만 거창하고 사업이 지연되거나 예산과 부지 문제로 표류한다면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결국 행정의 신뢰는 거창한 구호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청을 찾은 민원인이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지 않는 것, 행정서비스를 받기 전에 주차 걱정부터 하지 않는 것. 시민들에게는 이런 작은 변화가 오히려 행정의 수준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주차장은 화려한 정책이 아니다.
하지만 행정의 우선순위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직원보다 시민을 먼저 배려할 수 있는지, 불편을 감수하면서 시민 편의를 선택할 수 있는지, 선거 때 한 약속을 임기 중 결과로 증명할 수 있는지가 주차장에 고스란히 담긴다.
그래서 이번 주차장 운영 개선을 단순한 '주차 공간 재배치'로 끝내서는 안 된다.
시민 중심 행정으로 가는 작은 출발점이 돼야 한다.
시민에게 약속한 청사 주차장은 반드시 완성해야 한다. 확보된 주차 공간은 시민과 민원인에게 우선 돌아가야 한다. 직원들에게도 지속 가능한 대체 주차공간과 이동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공약은 말로 기억되지 않는다. 결과로 기억된다.
시청 주차장의 주인은 누구인가. 답은 어렵지 않다. 시민이다.
그 당연한 원칙을 영주시가 이제 주차장에서부터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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