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동생과 외삼촌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 총 20개를 최장 24년간 계열사 현황에서 빠뜨린 혐의를 받는 정몽규 HDC 회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이환기 판사는 4일 오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 회장의 첫 공판을 열었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벌금 1억 5000만원의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약식명령은 혐의가 비교적 무겁지 않은 사안에서 정식 재판을 거치지 않고 서면 심리로 벌금이나 과태료, 몰수 등의 재산형을 부과하는 절차다.
정 회장 측은 이날 "공소장에 기재된 회사들은 정 회장이 주식을 전혀 보유하지 않았고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도 아니다"며 "정 회장의 친족들이 정 회장과 무관하게 운영한 회사들"이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이 해당 회사들에 대한 지분이나 지배력을 갖지 않은 만큼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기업집단은 동일인이 단독으로 또는 친족 등 동일인 관련자와 함께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들의 집단을 뜻한다.
변호인은 "정 회장은 대부분 해당 회사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고, 허위 자료를 제출하려는 생각이나 의도도 없었다"며 "자료를 제출하려 해도 제출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 증인신청에 따라 내년 1월15일 공판을 열고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21~2024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가족 소유 계열사 총 20개사를 누락한 혐의를 받는다.
누락한 계열사 가운데 SJG홀딩스 등 12개는 정 회장의 외삼촌인 박세종 SJG세종 명예회장 일가가, 인트란스해운 등 8개는 여동생 정유경 씨와 그의 남편 김종엽 인트란스해운 대표 일가가 지배하는 기업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정 회장이 지주회사 겸 지정 자료 제출 대리인인 HDC의 대표이사로 1999년부터 재직하면서 계열회사 범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데도 20개사를 일부러 누락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지난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최장 19년에 걸쳐 자료가 허위 제출됐다고 봤다. 다만 공소시효 5년을 고려해 2021년 이후 누락 행위만 제재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지난 4월 정 회장을 벌금 1억5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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