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장거리 철광석 운송이 늘어난 반면 신규 선박 공급은 제한되면서 올해 대형 건화물선 운임이 지난해보다 64% 급등했다.
중소형선 운임도 올랐지만 선대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3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간한 '2026년 건화물선 시장 중간 점검 및 전망'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건화물선 평균 운임은 모든 선형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승했다.
철광석과 석탄 등을 주로 운송하는 10만t급 이상 대형 선박인 케이프사이즈 운임은 64.0% 올라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파나막스는 52.1%, 수프라막스는 45.9%, 핸디사이즈는 38.3% 각각 올랐다.
올해 높은 상승률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운임이 2024년보다 선형별로 19~26%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반영됐다. 다만, 기준을 2024년으로 넓혀도 케이프사이즈 운임은 31.6%, 파나막스는 13.2%, 수프라막스는 9.2%, 핸디사이즈는 11.6% 각각 높았다. 장기 평균과 비교해도 모든 선형이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특히 케이프사이즈 운임은 2배를 웃돌았다.
올해 철광석 해상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2.0% 늘었으며, 주요 중국행 항로에서는 물동량이 2.8% 증가한 데 더해 장거리 화물 비중까지 확대되면서 화물량과 운송 거리를 곱한 톤마일이 3.6% 증가했다. 여기에 케이프사이즈 선대 증가율이 주요 선형 가운데 가장 낮은 1.4%에 그치면서 운임 상승 폭을 키웠다.
중소형선은 곡물 운송 수요가 늘었지만 선박 공급도 빠르게 증가했다. 파나막스와 수프라막스 선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5.4%, 4.2% 늘어난 반면 철강제품과 시멘트, 비료 등 중소형선이 주로 나르는 마이너벌크 물동량은 0.3%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해진공은 최근 원자재 출하가 다소 둔화했지만 이달부터 12월까지 계절적 화물 수요가 일정 수준 회복할 경우 연말까지 지난해보다 높은 운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화물 수요와 신규 선박 공급이 선형마다 달라 운임 흐름도 차이를 보일 것으로 봤다.
케이프사이즈는 철광석 장거리 운송이 이어지고 신규 선박 공급도 상대적으로 적어 주요 선형 가운데 가장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파나막스는 곡물과 석탄 수요에도 신규 선박 투입이 늘면서 추가 상승 폭이 제한되고, 수프라막스는 선대 확대와 마이너벌크 물동량 정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운임선도거래(FFA) 시장에서도 단기 강세와 내년 이후 조정 가능성이 엇갈렸다. 지난달 14일 기준 올해 4분기 FFA 가격은 현물 운임보다 높게 형성돼 연말까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 반면, 내년 연간 FFA 가격은 현물보다 13~18% 낮아 현재의 높은 운임이 중기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향후 건화물선 시장을 좌우할 변수로는 브라질·호주·기니의 철광석 출하량과 미국·남미의 곡물 수출, 중국·인도의 석탄 수요, 신조선 인도에 따른 실제 가용 선복량 변화 등이 꼽힌다.
해진공은 "현재 건화물선 시장은 모든 선형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보다 화물 수요와 항로 구성, 공급 증가가 서로 다르게 작용하는 국면"이라며 "단기적인 운임 강세뿐 아니라 내년 신규 선박 인도와 장거리 화물 변화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