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계엄 비판 자막 삭제' 이은우 전 KTV 원장 5년 구형


특검 "내란 세력 편들어"…이은우 "KTV 기조 따른 것"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정당화하는 뉴스를 보도하는 등 내란 선전 혐의를 받는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오는 21일 열린다. /뉴시스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팀)이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 비판 자막을 선별적으로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2일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원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영방송의 원장이자 방송 편성 책임자였음에도 직권을 남용해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스크롤 뉴스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반성의 태도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국민을 위해 부여된 권한을 특정 정치권력을 위해 사용했음에도 정책 홍보 방송이므로 계엄을 비판하는 보도를 할 수 없었다는 변명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정질서가 파괴되는 순간이 다시 온다면 공직자들은 이 사건 판결을 행동의 기준으로 삼게 될 것"이라며 "헌정질서가 파괴되는 순간, 내란 세력의 편에 서더라도 집행유예에 그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원장은 최후진술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알지 못했고, 계엄 반대 자막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 전 원장은 "KTV의 기조에 맞게 하라고 했을 뿐 계엄 반대 내용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며 "실무자들이 자막을 선택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TV는 정부 정책을 전달하는 방송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행정부의 입장을 객관적 사실 위주로 간결하게 전달하고, 정치인의 의견 표명은 제외하는 것이 기존 기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3일부터 같은 달 13일까지 포고령 등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내용은 반복 보도하고 계엄을 비판하는 내용은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 전 원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결의가 가결된 이후에도 계엄 선포 담화 영상만 반복 송출하고, 실무자들의 방송 중단 건의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정당성을 옹호하는 내용으로만 뉴스를 구성한 것은 편파적 보도 행위"라며 "비상계엄 선포라는 급박한 예외적 상황 속에서 방송 보도가 갖춰야 할 공정성, 균형성, 객관성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비상계엄에 반대하거나 위헌·위법성을 지적하는 자막을 선별해 삭제하도록 지시함으로써 비상계엄의 긍정적 측면만을 부각해 KTV 시청 국민들이 잘못된 인식을 갖도록 했다"며 "공무원으로서 준수해야 할 성실 의무와 공정 의무도 위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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