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호윤 전문기자] PGA투어와 LPGA투어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9월, 2개의 굵직한 대륙 대항전이 잇달아 열린다. 필드의 주인공은 개인이 아닌 ‘팀’이다.
PGA투어는 스코티 셰플러의 투어챔피언십 우승과 함께 2026시즌 페덱스컵 경쟁을 마무리하고 이달 중순부터 다음 시즌 출전권 등을 놓고 다투는 가을시리즈에 돌입한다. LPGA투어 역시 8월 말 FM챔피언십을 끝으로 약 한 달간 정규대회 휴식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경쟁까지 멈추는 것은 아니다. 여자골프에서는 미국과 유럽 선발팀이 맞붙는 솔하임컵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네덜란드에서 열리고, 약 2주 뒤인 24일부터는 미국과 세계연합팀(유럽 제외)이 맞서는 프레지던츠컵이 미국 시카고 인근 메디나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올린다. 개인의 우승과 상금을 놓고 벌이던 경쟁이 국가와 대륙의 자존심을 건 매치플레이로 옮겨가는 셈이다.
미국과 유럽의 대항전이라 한국 선수는 출전하지 않지만 한국계 5명이 미국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솔하임컵, 그리고 김시우 김주형 임성재 ‘한국 3총사’의 활약이 기대되는 프레지던츠컵까지, 9월 세계 골프의 시선이 두 차례의 대형 팀 대항전으로 향한다.
◆ 프레지던츠컵 : 9.24~27, 시카고 메디나
#김시우 김주형 임성재 뜬다…‘한국 3총사’ 출격
프레지던츠컵은 라이더컵에 출전할 수 없던 유럽 이외 지역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게 국제 팀대항전 무대를 제공하기 위해 PGA투어가 1994년 창설했다.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유럽 제외)이 맞붙는 방식으로, 당시 그렉 노먼과 닉 프라이스, 어니 엘스 등 미국, 유럽권 외 슈퍼 스타들의 부상이 창설 배경이 됐다.
24일부터 미국 시카고 메디나CC 코스 No.3에서 양팀 12명씩 출전해 나흘간 총 30개의 매치플레이를 펼친다. 첫 이틀은 2인1조의 포볼과 포섬 각 5경기, 토요일에는 포볼과 포섬 8경기를 치르고 마지막 날에는 12명 전원이 일대일 싱글매치에 나선다. 각 매치 승리에는 1점, 무승부에는 0.5점이 주어지며 15.5점을 얻는 팀이 우승하게 된다.
한국 골프팬들의 시선은 단연 ‘한국 3총사’에게 향한다. 김시우와 김주형은 포인트 순위에 의해 인터내셔널팀 자동 출전권을 확보한 데 이어 임성재가 주장 제프 오길비의 추천선수로 합류했다. 김시우는 인터내셔널팀 랭킹 1위로 네 번째 출전을 확정했고, 김주형은 세 번째, 임성재는 2019년을 시작으로 네 번째 프레지던츠컵 무대를 밟는다.
#한국 없인 인터내셔널팀 못 꾸린다?...3회 연속 최다 배출국
한국 선수가 3명 출전 하는 것은 2011년 최경주 양용은 김경태 이후 네 번째다. 2022년(임성재, 김주형, 김시우, 이경훈)과 2024년(임성재, 김주형, 안병훈, 김시우)에는 각각 역대 최다인 4명이 출전했었다. 이번 인터내셔널팀은 7개국 선수로 구성됐는데 한국이 가장 많고 일본, 호주, 캐나다가 각 2명씩, 그리고 뉴질랜드, 콜롬비아, 남아공 각 1명이다.
한국은 2022, 2024년 대회 때도 국가별 출전 선수 숫자가 가장 많았었다. 출전 엔트리가 12명뿐인 인터내셔널팀에 한국이 3개 대회 연속 3명 이상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한국 남자골프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시우와 김주형, 임성재가 포볼이나 포섬에서 어떤 조합을 이룰지도 관심거리다.
호주교포 이민우는 노장 애덤 스콧과 함께 호주를 대표해 츌사표를 던졌고 일본의 간판 마쓰야마 히데키, 올시즌 디오픈 우승자 뉴질랜드의 라이언 폭스 등도 인터내셔널팀의 연패 탈출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상대는 막강하다. 미국은 지난주 페덱스컵 최종전에서 우승한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를 필두로 캐머런 영, 윈덤 클라크, 러셀 헨리, 샘 번스, 콜린 모리카와가 자동 출전한다. 여기에 잰더 쇼플리와 저스틴 토머스, 패트릭 캔틀레이가 주장 추천으로 합류했다. 올 시즌 3승을 거둔 크리스 고터럽과 제이컵 브리지먼, 프로 전향 불과 몇 달 만에 대표팀에 뽑힌 21세 잭슨 코이분도 가세했다.
미국은 역대 15차례 대회에서 13승1무1패, 최근 10연승 중이다. 인터내셔널팀의 마지막이자 유일한 승리는 1998년 호주 로열 멜버른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번 무대는 2012년 라이더컵에서 유럽이 미국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일으킨 ‘메디나의 기적’의 현장이다. 28년 만의 정상 탈환을 꿈꾸는 인터내셔널팀이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그 중심에서 김시우 김주형 임성재 ‘한국 3인방’이 얼마나 많은 승점을 책임질 지가 국내 팬들에게는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솔하임컵 : 9.11~13, 네덜란드 베르나르두스
#한국 선수는 없지만 ‘한국계 5명’ 있다…솔하임컵 달구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
미국과 유럽은 최근 20년 가까이 한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 세력에 밀린 듯 하지만 오랜 기간 세계 여자골프계를 지배해 온 앙대 기둥이다. 이들 전통의 강호가 맞대결을 펼치는 솔하임컵은 올해로 20회째를 맞는다. 남자골프의 라이더컵을 본 떠 여자골프에도 미국과 유럽의 정기적인 팀 대항전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1990년 창설됐다. 골프 용품업체 PING 창업자 카스텐 솔하임 부부의 후원으로 출범해 이들의 이름이 대회명이 됐다.
11일부터 13일까지 네덜란드 베르나르두스 골프에서 열린다. 양 팀 12명씩 총 24명이 출전해 사흘 동안 28경기를 치른다. 첫째날과 둘째날에는 오전 포섬 4경기, 오후 포볼 4경기가 열리고 마지막 일요일에는 12명 전원이 싱글매치에 나선다. 총 28점 가운데 14.5점을 먼저 확보하면 우승한다. 14-14로 끝날 경우에는 직전 대회 우승팀이 컵을 그대로 보유한다. 2024년 우승팀이 미국인 만큼 이번에는 미국이 14점만 얻어도 컵을 지킬 수 있고, 유럽은 14.5점이 필요하다.
#여자 라이더컵...역대 전적은 미국 11승8패 우세
한국 선수가 직접 출전하는 대회는 아니어서 국내 팬들의 관심은 프레지던츠컵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 대표팀 명단을 살펴보면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12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명이 한국계다. 노예림과 오스턴 김, 안드레아 리, 앨리슨 리, 앨리슨 코퍼즈가 성조기를 달고 유럽과 맞선다. 노예림은 미국 여자골프의 주축으로 성장했고, 오스턴 김은 이번이 솔하임컵 데뷔전이다. 안드레아 리와 앨리슨 리는 나란히 세 번째 출전이다. 미국은 이들 한국계 5인방에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다를 비롯 엔젤 인, 제니퍼 컵초 등을 더했고, 주장 엔젤라 스탠퍼드는 린디 던컨과 메건 캉, 로즈 장을 추천선수로 뽑아 12명을 완성했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가 주장을 맡은 유럽은 찰리 헐을 필두로 AIG위민스챔피언십 준우승의 에스더 헨젤라이트, 떠오르는 신성 로티 워드, 그리고 관록의 셀린 부티에, 카를로타 시간다 등이 주축이다.
미국은 역대 솔하임컵에서 유럽에 11승8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팽팽했다. 유럽이 2019년과 2021년 연승했고 2023년에는 14-14로 비겨 컵을 지켰다. 미국은 2024년 15.5-12.5로 승리하며 2017년 이후 7년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이번에는 적지인 네덜란드에서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는 없지만 한국계 5인방이 유럽 원정에서 얼마나 많은 승점을 보탤 지, 2026 솔하임컵을 바라보는 색다른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