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3% 늘었는데 순익 46%↑…토스뱅크, '몸집'보다 '체질' 바꿨다


상반기 순익 589억원 역대 최대…NIM 2.57% 제자리
비이자손실 270억→35억원…WM·체크카드 성장 효과

토스뱅크가 대출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토스뱅크가 대출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순이자마진(NIM)도 지난해 수준에 머문 가운데 비이자 부문의 적자 축소와 대출 포트폴리오 안정화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연내 펀드 직접 판매와 첫 주택담보대출 출시도 앞두고 있어 하반기에는 이 같은 질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해 상반기 5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4억원보다 45.8% 증가한 것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2분기 순이익도 294억원으로 전년 동기 217억원보다 35.5% 늘었다.

눈에 띄는 점은 이익 증가 폭과 외형 성장 폭의 차이다. 상반기 말 여신 잔액은 15조6373억원으로 1년 전보다 3.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반기 순이자이익도 4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4169억원보다 1.5% 증가하는 데 그쳤고, 명목 NIM은 2.57%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거나 예대마진이 크게 개선되면서 순이익이 증가한 구조와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 비이자 적자 235억원 축소…'이자장사' 밖에서 답 찾았다

실적 개선의 한 축은 비이자 부문이다. 토스뱅크의 상반기 비이자손익은 35억원 적자로 지난해 상반기 270억원 적자에서 손실 규모가 235억원 줄었다. 중도상환수수료와 해외송금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자산관리(WM)와 체크카드 사업이 성장한 영향이다.

6월 말 기준 자산관리 서비스 '목돈 굴리기'의 누적 연계 판매액은 29조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2조원 늘었다. 체크카드 이용자는 397만명으로 늘었고 거래액도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했다. 고객 역시 6월 말 1566만명으로 21% 증가했으며 지난달 중순에는 1600만명을 넘어섰다.

비이자손익이 아직 흑자로 전환되지는 않았지만 적자 규모를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의 특성상 대출과 예금 등 이자이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수료·자산관리 등 비이자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이 지속적인 수익 성장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토스뱅크는 지난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집합투자증권 투자매매·중개업 본인가를 획득해 연내 펀드 직접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목돈 굴리기'가 금융상품을 연결해주는 형태라면 앞으로는 토스뱅크 앱에서 직접 펀드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는 10월께 1차 펀드 라인업이 출시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 대출은 3% 늘었는데 건전성은 개선…보증부 대출 40% 육박

대출 포트폴리오의 변화도 눈에 띈다. 토스뱅크는 전체 여신을 크게 늘리기보다 전월세보증금대출과 정책·보증부 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을 확대했다.

상반기 말 전월세보증금대출 잔액은 4조50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701억원보다 47% 증가했다. 전체 전월세대출 공급액 가운데 청년·다자녀·신용회복 대상 대출이 44%를 차지했다. 햇살론과 사잇돌 등 서민·정책금융과 중금리 상품도 상반기에 1조원 공급했다.

전체 여신에서 보증부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9.0%에서 올해 39.5%로 10.5%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대출의 40% 가까이가 보증을 기반으로 한 자산으로 구성된 셈이다.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6월 말 연체율은 1.05%로 1년 전 1.20%보다 0.15%포인트 낮아졌고,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0.98%에서 0.91%로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315.59%로 1년 전보다 27.76%포인트 상승했다. BIS 총자본비율도 16.64%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35%보다 높아졌다.

하반기는 이 같은 체질 개선이 실제 성장으로 이어질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해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펀드 판매를 본격화해 비이자 수익 기반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대출 외형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자산관리 사업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의 관건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건전성을 기반으로 한 균형 있는 성장과 수익구조 다변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며 "주담대 출시를 통해 기존 신용대출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보다 안정적으로 다변화하되,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 리스크 관리 원칙을 준수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안정적인 공급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이자 부문에서는 하반기 펀드 판매를 본격화해 그동안 '목돈 굴리기' 등을 통해 축적한 자산관리 경험과 고객 기반을 직접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로 확장할 것"이라며 "고객의 선택권과 투자 편의성을 높여 수익구조 다변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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