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요구 77% 늘었는데…이자감면은 고작 0.8% 증가


상반기 신청 267.9만건·77%↑…수용은 22.5% 증가 그쳐
수용률 27.6%→19.1% 급락…이자감면액 728.8억→734.3억원

은행권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이 77% 증가했지만, 실제 차주가 받은 이자 절감액은 0.8% 늘어나는데 그쳤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은행권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이 반년 만에 80% 가까이 급증했지만 실제 차주가 받은 이자 절감 혜택은 이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건수는 마이데이터 기반 서비스 도입 등에 힘입어 267만건을 넘어섰지만 이자감면액은 불과 0.8% 늘어나는 데 그쳤고, 수용률은 오히려 20% 아래로 떨어졌다. 금리인하요구권 이용은 크게 늘었지만 신청 증가가 실질적인 금리 부담 완화로는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31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2026년 상반기 은행권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권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267만9000건으로 지난해 하반기 151만3000건보다 77.0% 증가했다.

신청 건수가 급증한 데는 지난 2월 도입된 마이데이터사업자 기반 금리인하요구 서비스가 영향을 미쳤다. 금융소비자가 최초 한 차례 동의하면 마이데이터사업자가 정기적으로 금융회사에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은행권의 제도 개선 홍보도 신청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신청 증가폭과 비교하면 실제 수용 실적은 제한적이었다. 같은 기간 금리인하요구 수용 건수는 41만8000건에서 51만2000건으로 2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청 건수가 77%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은 지난해 하반기 27.6%에서 올해 상반기 19.1%로 8.5%포인트 떨어졌다. 신청 건수 대비 실제 금리 인하가 받아들여진 비중이 종전 약 28%에서 19%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은행연합회는 마이데이터사업자 기반 금리인하요구 서비스 도입으로 신청 건수가 증가하면서 수용률이 전기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실제 이자 절감 규모다. 올해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해 감면된 이자는 총 734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728억8000만원보다 5억5000만원,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청 건수가 116만6000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전체 감면액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수용 건수 대비 이자감면액도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수용 1건당 이자감면액을 단순 환산하면 약 17만4000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약 14만3000원으로 약 18% 줄었다. 신청 건수 대비 감면액 역시 건당 약 4만8000원에서 2만7000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가계와 기업대출의 흐름도 엇갈렸다. 가계대출 이자감면액은 지난해 하반기 337억50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402억9000만원으로 65억4000만원, 19.4% 증가했다. 가계의 금리인하요구 신청 역시 같은 기간 140만6000건에서 256만7000건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기업대출에서는 오히려 실질 감면 규모가 줄었다. 기업대출 금리인하요구 신청은 10만8000건에서 11만2000건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수용 건수는 3만6000건에서 3만2000건으로 감소했다. 이자감면액도 391억3000만원에서 331억4000만원으로 59억9000만원, 15.3% 줄었다.

은행연합회는 기업대출 이자감면액 감소와 관련해 "기업대출 시장 경쟁 심화와 낮아진 중도상환수수료율에 따른 대출 갈아타기로의 분산 효과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업 및 개인사업자의 금리인하요구권 이용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개인 금융소비자의 이용 편의성도 지속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kimthin@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