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익 기자] 경기 광명시 철산주공아파트, 하안주공아파트 재건축에 제동이 걸렸다. 광명시가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정비계획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하면서다. 조합은 이미 기부채납을 수용한 상황에서 임대주택 도입은 사업성이 떨어지고 이는 사업 지연으로 이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철산·하안 재건축연합회는 지난 29일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광명시을) 및 시도의원과 간담회를 갖고 공공임대주택 반대 연대 서명부를 전달했다. 서명에는 1만2000명이 넘는 철산주공, 하안주공 주민들이 참여했다.
연합회는 법적 근거와 절차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공임대주택을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광명시는 지난 19일 철산·하안택지지구 재건축 조합 및 추진위원회 등에 '재건축 사업 정비계획 수립(변경)시 공공임대주택 반영 요청' 공문을 내려보냈다.
광명시는 "해당 지구단위계획은 법정 기준용적률을 초과하는 중첩용적률 적용이 가능하도록 계획돼 있다"며 "이는 공공이 제공하는 도시 계획적 혜택인 만큼 이에 상응하는 공공기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거 불균형을 해소하고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비계획 수립(변경)시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이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광명시는 2024년 3월 철산·하안택지지구에 대해 제2종일반주거지역을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준용적률은 220%, 지구단위계획에서 정한 사항 이행시 250%, 공공시설물 제공시 280%까지 계획했다. 특히 친환경건축물·지능형건축물·장수명주택·공공임대주택 건립시에는 최대 330%까지 용적률을 허용했다. 대상지는 철산주공 12·13단지와 하안주공 1~13단지와 인접한 기존 상가 등의 부대·복리시설 부지다.
철산·하안 재건축 구역은 종상향되면서 약 8%의 기부채납을 부담했고 상한용적률 적용에 따른 6.8%를 더해 전체 약 14.8%의 기부채납을 이미 수용했다는 게 연합회 측 설명이다.
하안주공의 한 재건축 조합원은 "이미 지역 단지들이 정비계획안을 만들면서 임대 주택 대신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녹색건축 인증 등 다른 방법으로 용적률 3330%를 채웠다"며 "시가 안내한 항목 중 선택해 계획을 다 짰는데 인제 와서 공공임대주택을 넣으라는 건 사업성 저하와 조합원 분담금 증가, 재건축 사업 지연 등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공임대주택을 반영하려면 기존에 수립한 정비계획을 다시 변경해야 한다. 사업 지연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사업 조건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시공사 선정에도 동력이 떨어진다. 시공사가 사업성 검토 없이 참여하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현재 하안주공은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3·4단지는 지난 1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사로 선정됐다. 5단지는 한화 건설부문이 세 차례 단독 입찰했다. 이외 6·7단지, 9단지, 10·11단지, 12단지 등이 연내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철산주공의 경우 재건축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12·13단지를 제외하고 저층 단지는 모두 재건축을 마무리해 입주까지 마쳤다. 철산주공에서는 12·13단지가 철산역 초역세권에 있어 대장 아파트로 꼽힌다.
지난 4월 조합을 설립한 13단지의 경우 연내 시공사 선정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입지와 높은 사업성에 건설사들의 관심도 크다. 12단지는 현재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를 받고 있다. 연내 조합설립이 목표다.
연합회는 △당초 정비계획에 없던 공공임대주택 추가 요구 철회 △임대주택 도입 목적으로 인허가 절차 지연 중단 △모든 정책 변경 사항은 소유주 동의 절차를 전제로 협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회는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시위도 검토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갑작스런 공공임대주택 요구는 소유주 입장에서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광명시가 임대주택 규모나공급 기준 등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광명뉴타운, 철산주공, 하안주공이 모두 연결되는 만큼 서울과 맞닿은 신도시급 주거단지가 형성될 전망이다. 광명은 경기도에서 과천과 함께 '준서울'로 꼽힌다. 그만큼 실거주 선호도가 꾸준하다.
철산동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광명시는 서울과 맞붙은 입지 덕분에 사실상 서울과 같은 생활권이라 주택 수요가 꾸준하다"며 "다만 철산동과 하안동 일대 지하철역 신설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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