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공인중개사가 부동산을 인터넷에 광고할 때 거래예정금액을 단일가격으로 표시하도록 한 규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7일 개업공인중개사의 인터넷 표시·광고에서 거래예정금액을 단일가격으로 표시하도록 한 '중개대상물의 표시·광고 명시사항 세부기준'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청구를 기각했다.
청구인은 부동산 매도인이 최저매도협상가격과 입찰기간을 정하면 공인중개사가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이를 표시·광고하고, 높은 가격을 제시한 매수 희망자부터 매도인과 오프라인 중개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의 부동산 인터넷 경매 영업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후 청구인은 국민신문고에 해당 영업방식이 관련 법령에 위배되는지 질의했다.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중개를 위한 인터넷상 표시·광고 시 거래예정 금액은 최저 협상가격이 아닌 단일가격으로 표시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청구인은 토지와 건축물, 입목, 공장재단, 광업재단 등의 인터넷 표시·광고 시 거래예정금액을 단일가격으로 표시하도록 한 고시 조항들이 평등권과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2022년 12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해당 규정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청구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공인중개사법과 시행령이 인터넷을 이용한 중개대상물 표시·광고에서 가격을 명시하도록 하고, 구체적인 표시·광고 방법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고 봤다.
거래예정금액을 단일가격으로 표시하도록 한 것은 '가격의 구체적인 표시·광고 방법'의 범주에 포함되는 만큼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영업의 자유 침해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헌재는 가격 범위만 기재하거나 가격을 불분명하게 표시할 경우 소비자가 정확한 가격을 알기 어려워 의사결정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낮은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인한 뒤 실제 상담 과정에서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이른바 '미끼 매물'로 인한 소비자 피해와 부동산 거래질서 문란을 막을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헌재는 "소비자에게 중개대상물의 가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를 보호하고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며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려는 것"이라며 규제의 합리성을 인정했다.
청구인이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니고, 문제 된 인터넷 경매 방식이 기존에 허용됐던 영업방식도 아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규정으로 인한 영업의 자유 제한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번 사건이 중개대상물의 인터넷 표시·광고에서 거래예정금액을 단일가격으로 표시하도록 한 규정에 대해 처음으로 본안 판단을 내린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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