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경기도의회가 다음 달 열기로 했던 개원 70주년 공식 기념식을 전격 취소했다.
경기도가 '재정 비상'을 선언한 가운데 남종섭 의장(민·용인3)이 행사성·중복성 등 낭비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매년 열어온 개원기념식을 취소한 것은 최근 10년 사이 처음이다.
3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도의회는 다음 달 1일 본회의 종료 후 열기로 했던 '개원 70주년 기념식'을 취소했다. 올해는 1956년 9월 3일 초대 경기도의회가 개원한 지 70년이 되는 해로, 도의회는 그동안 매년 기념식을 열어왔다.
애초 기념식에는 도의원과 도지사, 교육감, 의정회 회원, 언론사 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의정 70년 발자취를 담은 영상 상영과 유공자 표창, 기념사·축사에 이어 캘리그라피와 미래 비전 선포 퍼포먼스, 포토존·포토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계획됐다.
이 행사에 편성된 예산만 수천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도의 재정 비상 선언 이후 도의회 역시 행사성·중복성 예산 지출을 줄이기로 해 기념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
기념식 예산은 이미 반납해 제2회 추경예산안에 감액 편성했다.
도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경기도의 재정난에다 불필요한 행사성·중복성 예산 지출을 줄이겠다는 남종섭 의장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70주년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는 지난달 7일 열린 제12대 도의회 개원식도 영향을 미쳤다. 이미 개원식을 치른 만큼 비슷한 행사에 쏠릴 '또 파티냐'는 여론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임 의장 체제에서 준비한 개원식은 개원기념식과 달리 의회 대수가 바뀌는 4년마다 열린다.
하지만 고유가·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이른바 '사중고'로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치른 개원식의 행사 규모와 내용을 두고 도의회 안팎에서 뒷말이 나왔다.
밴드 공연을 비롯한 현악 4중주(클래식) 공연 등이 펼쳐졌고, 전문 공연장 수준의 무대도 꾸려졌다. 메인 스피커와 서브우퍼, 무대 모니터 스피커, 파워앰프, 음향 콘솔 등 각종 전문 음향장비는 물론, 음향 감독과 무대 크루까지 투입됐다.
점심에는 1인당 5만 원 상당의 도시락과 과일이 제공됐고, 샴페인을 곁들인 축하연에서는 밴드 공연이 이어졌다.
개원식을 위해 1000만 원 가까이 들여 청사 전면에 내건 초대형 현수막은 정작 행사 당일은 자취를 감췄다. 전날 훼손된 것을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내린 것이다.
오전 10시 시작한 개원 행사는 오후 5시 가까이 돼서야 끝났다. 본회의 개회와 의장 선출, 오찬, 개원식, 축하연 등을 각각 다른 장소에서 진행한 데다 복잡한 동선까지 겹치면서다.
남종섭 의장은 장소가 바뀔 때마다 같은 취지의 출범 메시지를 수차례 반복해 내놔야 했다.
한 초선 도의원은 "도민만 바라보고 4년을 뛰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는데, 첫 시작부터 민생과 동떨어진 분위기에 당혹스러웠다"며 "이런 식의 출발이 도민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스러웠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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