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군무원 야외 숙영훈련, 기본권 침해 아냐"


항공기 정비 군무원 패소…"국가안전보장 공익 작지 않아"

군무원에게 야외에서 숙영하며 훈련하도록 하더라도 담당 직무와 관련된 범위라면 기본권 침해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군무원에게 야외에서 먹고자는 숙영 형식의 훈련을 하도록 했더라도 담당 직무와 관련됐다면 기본권 침해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군무원 A 씨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진정 기각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 씨는 항공정비여단에서 항공기 정비 업무를 담당하는 군무원이다. 부대는 전시 상황에서 항공기 정비와 시험 비행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하면서 A 씨에게 야외에서 먹고 자도록 했다.

훈련은 적의 공격으로 주둔지 건물 등이 파괴된 상황을 가정해 주·야간 연속으로 진행됐다. 참가자 일부는 주둔지 내 사무실에서, 나머지는 사무실 밖 군용 텐트에서 숙식하는 방식을 번갈아 실시했다.

A 씨는 이같은 훈련이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국가안전보장이라는 정당한 목적이 있고 부대의 임무 특성을 고려하면 이같은 훈련 방식도 적절하다며 진정을 기각했다. A 씨가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이 역시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군무원은 군인과 달리 전투인력이 아니어서 전투력 배양을 목적으로 한 교육훈련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군무원인사법이 군무원에게 의무화한 교육훈련도 담당 직무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등을 기르기 위한 범위로 한정된다는 것이다.

또 야외에서 숙식하는 방식은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큰 데다 자신의 직무와도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출퇴근 방식으로 훈련하거나 훈련지 인근 건물을 이용하고 교대근무를 하는 등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법원은 군무원이 군인과 함께 국군에 소속돼 정비·보급·수송 등 군수지원과 행정·전투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전시 상황에 대비한 이같은 훈련도 직무 관련성이 있다"며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전시에 군무원의 업무가 야간이나 사무실 밖에서 이뤄져야 하는 경우를 대비해 훈련할 필요가 있다"며 "군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범위 내에서는 야외 숙식 훈련도 군무원의 교육훈련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A 씨가 항공기 정비 업무를 담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숙영 방식도 훈련 목적에 부합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A 씨의 직무 특성상 숙영 훈련의 훈련방법은 국가안전보장 등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라며 "숙영 훈련을 통해 달성하려는 국가안전보장 등의 공익이 원고가 입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제한 등 불이익보다 작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훈련 방법이나 횟수가 법률에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아 위법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부대의 훈련과 운영은 전문적이고 군사적인 영역이어서 지휘관에게 폭넓은 재량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법률에서 훈련의 구체적인 방법이나 횟수 등을 일일이 규정하지 않았다고 해 법률유보 원칙이나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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