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통합 주문에도 '아전인수' 해석만…'동상이몽' 드러낸 국힘


당권파 '지도부 중심 단합' 방점…비당권파는 '민심 경청' 주목
"비주류 자멸에 대안 없다" vs "張 자기 희생이 선제조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통합을 주문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당내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박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발언을 위해 이동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시형·이하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향해 통합을 주문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 아전인수격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권파에서는 지도부 중심 단결에 방점을 찍으며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신임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비당권파에서는 지도부도 국민의 뜻을 헤아려야 한다는 대목을 부각하며 쇄신 요구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 14년 만에 참석해 '통합'을 핵심으로 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밖의 적을 상대로 싸울 때 우리 내부의 분열만큼 무서운 적은 없다"며 "다수를 상대로 힘에 부치는 상태에서 분열까지 하면 그 싸움은 보나마나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양한 당내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서로를 증오하거나 부정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때일수록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나아가야 한다"며 "지도부도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 잘 헤아려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당내에서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권파에서는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는 메시지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당 지도부 인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에 마땅한 어른이 없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지도부 중심의 단합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해석이 엇갈린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또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더팩트>에 "누가 봐도 저쪽(비당권파)을 겨냥한 메시지"라며 "친한계가 쫄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서범수·진종오·권영진 등 잇따른 징계 사건을 계기로 지금 당내에서 장 대표를 대신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시끄러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연찬회가 예상보다 조용했던 이유도 저쪽(비당권파)이 자체적으로 붕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권파에서는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는 메시지에 무게를 실은 반면, 비당권파에서는 지도부도 국민의 뜻을 헤아려야 한다는 대목을 부각하며 쇄신 요구에 힘을 싣고 있다. /남용희 기자

반면 비당권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지도부도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야 한다'는 대목을 더욱 주목하고 있다. 통합을 강조한 메시지가 오히려 당내 분열만 부각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내 일각에서는 내부 결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 장 대표와 각을 세워온 보수 진영 주요 인사들과의 관계 회복 없이는 차기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외연 확장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당 지도부 인사는 "화합과 단합은 차이가 있는데, 박 전 대통령 말씀은 화합이 싫다면 단합이라도 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라며 "당대표가 ‘집토끼’ 잡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고, 원내대표는 ‘산토끼’를 잡으면 투톱이 합쳐 충분히 외연 확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실정이 부각되는 지금은 대여투쟁에 힘을 실어야 하는 만큼 장 대표도 숙원사업이던 당원 직선제를 미뤄둔 것 아니겠나"라며 "정당의 존재 이유는 정권 창출인 만큼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는 점도 장 대표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의원총회에서 제동이 걸린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를 장 대표가 최고위에 재상정해 강행할 수 있다는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은 만큼, 당내 통합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당 일각에서는 장 대표의 '자기희생'이 당내 통합의 선제조건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TK 지역구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장 대표의 희생이 전제되지 않으면 무엇이 통하겠나"라며 "당원 직선제도, 징계도 다 내 마음대로 하고 너희는 희생하라는 기조가 계속되면 안 그래도 떨어진 권위는 점점 더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rocker@tf.co.kr

underwater@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