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알파드라이브원, 소년은 왜 야수가 됐을까


24일 미니 2집 'UNBREAKABLE : 少年BEAST' 발매
세상의 시선 속에서 겪는 성장통 다이내믹하게 담아

알파드라이브원이 24일 미니 2집 UNBREAKABLE : 少年BEAST를 발매했다. 지난 1월 발표한 데뷔 앨범 EUPHORIA 이후 7개월 만의 컴백이다. /웨이크원

[더팩트 | 정병근 기자] 하나가 된 희열을 만끽하던 소년들이 혼란과 불안을 마주했다. 음악은 더 거칠어졌고 퍼포먼스는 한층 격렬해졌다. 그러나 그 내면은 오히려 여리고 위태롭다. 알파드라이브원(ALPHA DRIVE ONE)이 성공적인 데뷔의 기세 속에서 소년의 양면성을 파고들며 서사와 음악을 확장했다.

알파드라이브원(리오 준서 아르노 건우 상원 씬롱 안신 상현)은 지난 24일 미니 2집 'UNBREAKABLE : 少年BEAST(언브레이커블 : 소년비스트)'를 발매했다. 지난 1월 발표한 데뷔 앨범 'EUPHORIA(유포리아)' 이후 7개월 만의 컴백이다.

'EUPHORIA'가 여덟 멤버가 하나로 완성되는 순간이라면, 'UNBREAKABLE'은 이후 세상의 시선 속에서 겪는 성장통이다. 전작이 꿈을 이룬 벅찬 희열이라면, 신작은 흔들리고 부딪힌 뒤에야 얻을 수 있는 단단함이다. 전자가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이들의 자기 선언이라면, 후자는 세상이 자신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자각한 뒤 던지는 자기 질문이다.

미니 1집은 팀의 탄생 과정을 직선적으로 펼쳤다. 선공개곡 'FORMULA(포뮬러)'에서 서로 다른 여덟 명이 하나가 됐음을 알렸고, 타이틀곡 'FREAK ALARM(프릭 알람)'으로 세상을 깨우는 첫 신호를 울렸다. 'Raw Flame(로우 플레임)'은 데뷔를 향한 열망을, 'Cinnamon Shake(시나몬 셰이크)'는 마침내 맞이한 시작의 기쁨을 축제처럼 표현했다.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각자의 이야기를 팀의 음악으로 옮겨 왔고, 장르와 분위기는 달라도 '우리가 마침내 하나가 됐고 이제 출발한다'는 방향을 공유했다. 음악 역시 패기와 원팀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더불어 강렬함과 청량함, 몽환적인 감성을 폭넓게 제시해 앞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5월 발표한 프롤로그 싱글 'No School Tomorrow(노 스쿨 투모로우)'는 징검다리다. 타이틀곡 'OMG!(오엠지!)'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이 젖은 교복을 벗어던졌고, 'Good Life(굿 라이프)'에서는 마음이 향하는 대로 자유롭게 달렸다. 데뷔의 희열을 누린 소년들이 학교와 규칙 바깥으로 나아간 순간이다.

전작 EUPHORIA가 여덟 멤버가 하나로 완성되는 순간이라면, UNBREAKABLE은 이후 세상의 시선 속에서 겪는 성장통이다. 전작이 꿈을 이룬 벅찬 희열이라면, 신작은 흔들리고 부딪힌 뒤에야 얻을 수 있는 단단함이다. /웨이크원

그러나 자유를 찾아 세상으로 나온 소년들을 기다린 것은 환희만이 아니다. 미니 2집 'UNBREAKABLE : 少年BEAST'에서 소년들은 조금 다르고 낯설다는 이유로 '비스트'(야수)라는 이름을 얻는다. 자신들이 택한 정체성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과 편견이 붙인 낙인이다. 앨범이 "우리는 정말 비스트일까. 진짜 나를 본 적이 있을까"라고 묻는 이유다.

타이틀곡 'BORN DIRE(본 다이어)'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과격한 방식으로 압축했다. 'FREAK ALARM'이 묵직하지만 여유 있는 붐뱁 그루브로 자신들의 등장을 알렸다면, 'BORN DIRE'는 폭발적인 브레이크비트와 디스토션 신스, 거친 기타 사운드를 충돌시킨다. 곡을 매끄럽게 다듬기보다 일부러 표면을 긁고 찌그러뜨린 듯한 질감을 남겼다.

가창법도 달라졌다. 데뷔곡에서 멤버들의 랩과 보컬을 비교적 고르게 소개했다면, 'BORN DIRE'는 "BORN, BORN, BORN, BORN DIRE"라는 챈트를 전면에 내세운다. 개별 음색을 차분하게 들려주기보다 여러 목소리를 하나의 거대한 구호로 뭉친다. 여기에 "경계를 찢어" "한계를 넘어" 같은 짧고 공격적인 문장을 반복해 위압적인 인상을 만든다.

구조도 안정적인 기승전결보다 충돌과 돌진에 가깝다. 강한 브레이크비트 위로 랩과 챈트가 빠르게 교차하고, 사운드가 비었다가 다시 폭발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을 풀어주는 멜로디보다 반복되는 훅과 댄스 브레이크가 곡을 장악한다. 서로 다른 질감을 한꺼번에 밀어 넣어 앨범에서 전하고자 한 메시지 '통제된 혼돈'을 만든다.

가장 재미있는 대목은 이렇게 거칠어진 음악이 단순한 자신감의 과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약해 보여 What?" "Reborn in the ashes"(재에서 다시 태어나다) 등의 가사는 상처받고 무너져본 화자가 쓰는 언어에 가깝다. 비스트로 달리는 모습은 강해서라기보다 부서지지 않기 위해 택한 생존 방식인 셈이다.

BORN DIRE 뮤직비디오는 광활하지만 폐쇄적인 공간과 거친 흑백 화면 그리고 멤버들을 에워싸고 압박하는 댄서 군단을 활용한다. 한 사람을 바라보는 무수한 시선과 그 시선에 의해 BEAST로 변해가는 소년의 모습을 SF 영화처럼 확장했다. /영상 캡처

뮤직비디오는 이 이중성을 더 극적으로 펼친다. 'FREAK ALARM'이 밝고 정돈된 공간에서 팀의 결성을 보여줬다면, 'BORN DIRE'는 광활하지만 폐쇄적인 공간과 거친 흑백 화면 그리고 멤버들을 에워싸고 압박하는 댄서 군단을 활용한다. 한 사람을 바라보는 무수한 시선과 그 시선에 의해 'BEAST'로 변해가는 소년의 모습을 SF 영화처럼 확장했다.

멤버들은 군중에게 쫓기거나 둘러싸이고, 때로는 그들과 한 덩어리가 돼 폭발적인 군무를 펼친다. 소년과 비스트, 피해자와 위협적인 존재의 경계가 계속 뒤집힌다. 세상의 시선이 이들을 몰아붙이는 속에서 그 압박을 피하는 대신 정면으로 돌파한다는 점에서 서사의 주체성도 강해졌다.

퍼포먼스 역시 힘을 크게 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가슴을 거칠게 두드리며 뛰는 심장을 표현한 동작과 몸을 웅크렸다가 한꺼번에 튕겨내는 움직임은 비스트의 야성과 소년의 불안을 동시에 담는다. 외면은 위협적이지만 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동력은 두려움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높은 긴장을 유지하는 퍼포먼스가 곡의 서사를 완성한다.

타이틀곡이 거친 외피를 담당한다면 수록곡들은 그 안에 숨은 감정을 꺼낸다. 따뜻한 베이스로 날카로움을 누그러뜨리는 'Diamond Hour(다이아몬드 아워)', 미니멀한 구성으로 여백을 남긴 'One More Time(원 모어 타임)', 몽환적인 보컬로 소년의 유약한 내면을 펼친 'Talk to me(토크 투 미)'가 그렇다.

뒤이어 배치된 'OMG!'와 'Good Life'는 지난 프롤로그 싱글의 자유분방한 순간을 다시 불러온다. 덕분에 앨범은 비스트의 거친 얼굴로만 흐르지 않고, 그들 역시 설레고 뛰놀던 평범한 소년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우리란 정답을 찾았어"란 가사로 압축되는 마지막 곡 'WELCOME home(웰컴 홈)'은 흩어진 흐름을 다시 하나로 묶는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열거했던 알파드라이브원은 이제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들려줄 것인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데뷔의 희열은 짧았고 성장통은 빠르게 찾아왔다. 그 불안을 감추거나 이미 완성된 강자로 포장하지 않았다. 대신 흔들리는 소년과 질주하는 비스트를 한 몸에 담았다. 그 모순이 알파드라이브원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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