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 '핑퐁' 줄인다…보완수사 결과 통보 전 사전협의


수사준칙·특사경 협력규정안 입법예고
특별사법경찰관 '지도·조언' 제도 구체화

법무부가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수사준칙) 개정안과 검사와 특별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에 관한 규정(특사경 협력규정) 제정안을 마련해 다음 달 4일까지 입법예고한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오는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검찰과 경찰의 보완수사 '핑퐁'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 경찰이 보완수사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하기 전 사전 협의를 거치고, 검사는 7일 안에 의견을 제시하도록 한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수사준칙) 개정안과 '검사와 특별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에 관한 규정'(특사경 협력규정) 제정안을 마련해 다음 달 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제·개정안은 대검찰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개청준비단, 경찰청, 해양경찰청 및 특별사법경찰관 소속 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됐다.

수사준칙 개정안은 수사·기소가 분리되는 새 형사사법체계에서 범죄 피해자 권리를 보장하고 보완수사요구의 실효성을 높이는 한편,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반복되는 사건 '핑퐁'을 줄이기 위한 보완수사요구 절차를 강화한다.

사법경찰관은 보완수사 이행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하기 전에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 검사는 사전 협의 과정에서 7일 안에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보완수사 결과를 통보할 때는 '종합수사 결과보고'에 기존 수사 결과와 증거관계, 보완수사 진행 내용을 기재해 송부해야 한다. 수사 결과가 달라졌다면 그 취지와 이유도 적어야 한다.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가 제대로 이행됐는지도 관리한다. 검사는 경찰의 이행기간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경찰에 알리고, 소속 기관장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보완수사요구가 충실히 이행되지 않아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하는 경우 수사기관장은 1개월 안에 처리 결과 등을 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

검경이 함께 대응해야 할 '중요사건'의 범위도 넓어진다. 성폭력·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아동학대·가정폭력·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 등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가 추가된다. 금융·증권, 공정거래, 기술유출, 해양범죄 등 검사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전문 분야도 중요사건에 포함된다.

불송치 사건의 피해자 권리도 강화해 경찰이 불송치결정서를 작성할 때 법률적·사실적 주장에 대한 판단 근거와 불송치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어 고소인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에 대한 협력도 의무화한다. 공소시효 만료일이 6개월 이내인 일반사건은 검·경이 의무적으로 상호 협력하도록 했다. 현재는 선거사건에 한해 시효 만료 3개월 전부터 의무적으로 협력하도록 돼 있는데, 개정안은 일반사건은 6개월 전으로 범위를 넓히고 선거사건은 기존 3개월 기준을 유지한다.

검사와 경찰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중대 사건이 발생하면 합동수사단을 구성할 수 있다. 공소청은 이에 상응하는 전담부서 또는 전담검사를 지정해 검사와 합동수사단이 실질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검사에게 법률적 판단 등에 대한 의견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도 신설된다. 경찰은 사건 개요와 쟁점, 자체 검토의견 등을 서면으로 요청하고 검사는 신속하게 의견을 회신해야 한다. 경찰은 검사 의견을 어떻게 수용했는지도 기록에 남겨야 한다.

경찰 수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한 통제장치도 마련됐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에게 다시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 상급 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도 담겼다. 피의자 조사 과정의 녹음 제도와 압수·수색·검증 과정의 영상녹화 제도의 구체적인 절차와 예외 사유를 규정했다. 구속영장 청구 전 피의자 면담과 사실관계 확인 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출석·화상·전화 등 다양한 방식의 면담과 의견 청취도 가능하도록 했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수사 공백을 막기 위한 경과조치도 마련한다. 기존에 검사가 송치받아 수사 중인 사건 가운데 공소시효 완성이 임박했거나 검사가 체포·구속영장 또는 압수·수색·검증영장을 청구한 사건, 피의자나 범죄사실이 서로 관련돼 통일적인 처리가 필요한 사건 등은 시행 후 최대 90일까지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검사의 수사지휘가 폐지되는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해서는 '지도·조언' 제도를 구체화했다. 특사경은 검사의 지도·조언을 존중해 수사에 반영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검사의 보완수사요구나 시정조치요구 대상이 될 수 있다.

특사경의 수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확보와 인사·처우상 우대조치를 위해 노력하도록 하고, 형사사법정보시스템 구축 근거도 마련했다. 전문 분야에서는 다른 수사기관과 합동수사단을 구성해 특사경이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근거도 신설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입법예고 기간 관계기관과 전문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신속하게 제·개정 절차를 마무리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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