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재 농기평 원장 "농식품 R&D, 연구실 넘어 현장 성과로"


그린바이오·스마트농업·푸드테크에 1420억원 투입
AI로 미래 수요 선제 발굴

박홍재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은 인공지능(AI)·로봇·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농업에 접목하고 사업화 지원을 강화해 농식품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좋은 연구과제를 선정하고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성과가 농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의 성장과 산업의 혁신으로 이어져 국민이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농기평의 역할입니다."

박홍재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은 지난 21일 전남 나주 본원에서 진행된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로봇·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농업에 접목하고 사업화 지원을 강화해 농식품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농기평은 농림식품 분야 국가 R&D를 기획·평가·관리하고 연구성과의 현장 확산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연구관리 전문기관이다. 대학·출연연·기업 등 우수 연구기관을 선정해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과제 선정부터 연구수행, 평가·관리, 성과확산까지 R&D 전 과정을 관리한다.

지난 6월 취임한 박 원장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현장'과 '성과'다. 우수 연구성과가 연구 현장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과 국민에게 알려지고 실제 활용될 수 있도록 성과확산팀을 신설했다.

그는 우리나라 농식품 R&D가 스마트농업·그린바이오·푸드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해 왔지만, 이제는 양적 확대보다 개발된 기술의 현장 활용과 사업화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박 원장은 "연구성과는 농업인의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기업의 매출과 수출 증가 등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돼야 한다"며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미래 기술과 산업 변화를 분석하고 한정된 R&D 재원을 필요한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기획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홍재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이 직원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농기평은 올해 그린바이오·스마트농업·푸드테크를 3대 중점 분야로 정하고 전체 R&D 예산의 약 60%인 1420억원을 집중 지원한다. 그린바이오는 종자·미생물·천연물 등에 첨단 바이오 기술을 접목하고 스마트농업은 AI·로봇·데이터를 활용해 고령화와 인력 부족, 기후변화에 대응한다. 푸드테크는 메디푸드·배양육 등 미래식품과 친환경 식품포장재, 제조 자동화 등의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대표적인 R&D 성과로는 팜한농의 비선택성 제초제 '테라도'를 꼽았다. 팜한농은 농식품 R&D를 통해 제초제 주성분인 티아페나실의 작용기전을 규명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이후 미국·브라질·호주 등 13개국에 진출해 2026년 기준 글로벌 누적 매출 4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샘표식품의 식물성 크림 소재 개발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다. 채소와 곡물의 발효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소재는 '폰타나 파스타소스' 2종으로 제품화됐다. 2025년까지 누적 매출은 약 155억원을 기록했다.

AI를 활용한 '농식품 AX'도 주요 과제다. 농기평은 올해 AX 관련 신규사업 2개에 총 86억원을 지원한다. 박 원장은 "AI가 농업의 생산방식뿐 아니라 식품 제조·유통, 연구개발 방식까지 농식품 산업 전반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며 "농기평도 연구과제와 성과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기술 공백과 미래 수요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R&D 기획과 투자에 활용하는 스마트 R&D 기획·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개발과 연구성과 사업화에도 속도를 낸다. 농기평은 고온·저온 적응형 종자와 내재해성 품종, 스마트 온실 냉·난방, 고온기후 적응형 수직농장, 스마트 관개·용수조절 기술 등의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연구성과가 실제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농가·지자체 등과 협력을 확대하고 기술이전·제품화 연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박 원장은 "임기를 마칠 때 농기평이 단순한 연구개발사업 관리기관을 넘어 '농식품 산업의 미래를 설계하고 혁신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한 단계 더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연구와 현장, 기술과 산업을 연결하는 든든한 가교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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