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두 번째 회동에서 재개발 사업 용적률을 1.2배까지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국토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하지만, 재개발 규제 완화와 대체 부지 마련 등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서는 양측의 접점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오세훈 시장은 26일 김윤덕 장관과의 회동을 마친 뒤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50분에서 한 시간가량 논의했는데 오늘도 역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면서도 "여러 부분에서 의견이 좁혀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장 구체적인 진전으로는 재개발 용적률 완화 방안을 꼽았다. 오 시장은 "재개발의 경우 용적률을 1.2배까지 완화해달라는 부분에 대해선 국토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재 2031년까지 정비사업을 통해 31만가구를 착공하고, 이 가운데 8만7000가구의 순증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재개발 용적률을 1.2배 높일 경우 순증 물량이 약 4만3000가구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순증 물량과 합치면 약 13만가구 규모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신규 공급 물량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서울시와 국토부의 계속되는 협상 중 가장 실효성 있고, 이 정권 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착공 물량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추가되는 공급 물량에 일정 수준의 임대주택 비율을 확보하는 방안은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조건으로 제시됐다.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둘러싼 입장 차이는 이날도 좁혀지지 않았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서울시는 이 부분에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신 오 시장은 탄천물재생센터 이전을 전제로 한 '동남권 청년특화산업단지' 구상을 국토부에 정식 제안했다.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하고 해당 부지와 인근 서울시 소유 부지를 활용해 AI 산업단지와 청년주거단지 등을 조성하자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 소유 동부도로사업소 부지 가치가 약 3조3000억원, 세텍 부지가 약 2조3000억원으로 두 부지를 매각하면 약 5조5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민간투자를 연계하고 서울시가 약 5000억원을 마중물로 투입해 탄천물재생센터 이전과 청년주거·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오늘 정식으로 제안했고 경청해줬으며 검토해보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용산공원에 대한 정부 제안은 철회되고 동남권 청년특화산업단지가 대안으로 채택돼 논의가 진전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과 김 장관은 일주일가량 뒤 다시 만나 추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오 시장은 "그때쯤이면 기대하던 대로 여러 가지 현안들을 한꺼번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