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제주=조효근 기자] 실종자 2명의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 현직 경찰관이 결국 25일 오후 구속됐다.
경찰 수사의 초점은 이제 단순한 부실 업무를 넘어 그가 왜 실종자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사건을 종결 처리했는지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맞춰지고 있다.
26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은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제주지법은 전날 부 경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부 경장은 지난 22일 긴급체포됐다가 체포적부심을 청구해 24일 한 차례 석방됐지만 하루 만에 다시 신병이 확보됐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장미란(37) 씨 실종 신고를 담당하면서 실제로 장씨와 연락하지 않고도 가족에게 "연락이 됐고 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뒤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내부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서는 장 씨를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해 '교통사고 사망'에 해당하는 사유까지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 씨 가족이 지난달 다시 신고하면서 수색이 재개됐고, 장 씨는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 주거지에서 약 400m 떨어진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치아 감정 결과 장 씨로 신원이 확인됐다.
지난달 2일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사건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확인됐다.
부 경장은 가족에게 실종자와 전화 통화를 했고 본인이 위치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실종자 역시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건 모두 실종자가 실제로 부 경장과 통화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 경장이 왜 이 같은 방식으로 사건을 처리했는지 동기를 규명하기 위해 프로파일러 등을 수사에 투입할 방침이다.
부 경장은 수사 과정에서도 실종자들과 실제 통화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허위 종결 여부에 대한 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부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실종팀에서 근무하며 종결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단순 업무상 착오가 아니라 유사한 방식으로 처리된 사건이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감찰 대상에 올랐다.
경찰은 장 씨의 최초 실종 신고 당시 근무했던 전 제주서부경찰서장과 현 서장, 형사과장, 실종팀장 등 지휘라인을 대기발령하고 사건 처리와 보고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수뇌부도 잇따라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장 씨 유족은 최초 신고 당시 정상적인 수색이 이뤄졌다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없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배상청구를 포함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유족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 조직 전체를 향한 무분별한 비난이나 온라인상 억측이 확산하는 것은 자제해 달라는 입장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