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익 기자]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추진되면서 광주와 부산·경남을 연결하는 경전선 광주송정~순천 구간의 복선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펩(FAB)이 조성되면 물류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복선화를 통한 병목현상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광주송정~순천 철도건설사업은 약 121㎞ 구간을 단선 전철로 건설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은 2023년 기본계획 수립·고시된 이후 지난해 3월 건축 분야 기본설계에 들어갔다. 총 5개 공구로 나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업 기간은 2030년까지로 지난 6월 기준 공정률은 2.8%다.
경전선은 광주송정~보성~순천~진주~부산을 연결하는 남해안 주요 철도축이다. 광주송정~순천 구간을 제외한 순천 이후 영남권은 복선화가 이뤄져 있다. 향후 전체 노선의 병목 구간으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광주 반도체 팹 조성이 본격화될 경우 경전선의 역할은 단순 여객 철도를 넘어 산업·물류 인프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생산시설은 대규모 제조장비와 각종 소재·부품이 지속적으로 투입된다. 실제 반도체 완제품은 주로 항공을 통해 수출되지만 대형 반도체 제조 장비와 일부 소재·부품은 선박과 특수차량 등을 이용해 운송된다.
부산항 등 남동권 주요 물류거점에서 광주·전남으로 이동하는 장비와 자재 물동량이 늘어날 경우 부산·경남의 항만 및 제조업 기반과 광주를 연결하는 교통망의 중요성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단선철도는 상·하행 열차가 하나의 선로를 이용해야 한다. 열차 운행횟수를 확대하는 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KTX와 일반 열차뿐만 아니라 향후 화물열차 운행까지 고려할 경우 선로용량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도체 펩과 인공지능(AI)산업, 남해안 관광벨트, 여수 국가산단 등의 개발을 고려할 경우 향후 경전선 열차 수요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건설업계에서는 복선화 여부를 결정하는 시점도 중요하다고 본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건설공사비 부담이 커졌다. 단선으로 우선 개통한 뒤 향후 다시 복선화에 나설 경우 사업비 증가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철도는 개통 이후 복선으로 확장할 경우 추가 용지 확보와 토지 재보상, 기존노선에 인접한 터널 및 교량 확장 또는 신설공사 등이 뒤따른다. 토지 보상비 증가와 추가 설계·시공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관련 업계에선 복선화가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면 현재 설계와 공사가 본격화되기 전에 사업계획을 조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철도는 현재 수요만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광주 반도체 팹과 주변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장기적인 여객·물류 수요를 함께 고려해 복선화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가 본격화되기 전인 현시점에서 사업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이 비용과 공기, 철도 운영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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