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류승룡과 하지원의 '비광'이 9월 극장가의 포문을 연다. 촬영을 끝낸 지 약 5년 만에 스크린에 걸리게 된 가운데, 서로를 구원하는 밀도 높은 가족 누아르로 잔잔한 여운을 선사하며 관객들을 매료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영화 '비광'(감독 이지원)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4일 오후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지원 감독을 비롯해 배우 류승룡 하지원 김시아가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작품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비광'은 톱스타 부부 중구(류승룡 분)와 남미(하지원 분)가 갑자기 나타난 중구의 딸 동주(김시아 분)로 인해 파경을 맞은 뒤 8년 후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린 동주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미쓰백'(2018)으로 제55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감독상을 받은 이지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화투의 패 중에 유일하게 사람이 들어있는 '비광'은 비가 많이 오는 날 개구리가 살아남기 위해 수양버들의 나뭇가지를 잡기 위해 뛰어오르는 걸 보고 개구리도 발버둥 치는 만큼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완성된 그림이 담겨있다. 이를 제목으로 내세운 이지원 감독은 와해된 가족 간의 화합과 진한 구원 서사를 그려낸다.
이와 관련해 이 감독은 "저희 할머니가 혼자 사셨는데 적적하시니까 명절 때 가족들이 오면 둘러앉아서 고스톱을 쳤다. 그때 특이하게 생긴 비광에 눈길이 갔는데 이 패를 가져오면 가족들이 좋아하지 않더라"며 "왜 저 패를 좋아하지 않는지 궁금했는데 커서 의미를 알게 됐고 제가 구상하고 있는 이야기와 닮아 있어서 제목으로 하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류승룡은 전직 야구선수이자 거친 부성애를 지닌 아빠 중구 역을 맡아 작품을 이끈다. 그는 인물의 20대부터 40대 초중반까지 표현하기 위해 운동과 식이조절을 병행하며 체중 관리를 했고, 전직 야구선수인 캐릭터를 위해 투수와 타자 훈련은 물론 문신 분장까지 감행하며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이에 류승룡은 "시간과 여러 우여곡절을 담아내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때그때 벌어지는 상황에 진심을 다하고 진실을 담으려고 했다"며 "또한 관객들이 심정적으로 이야기를 잘 따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잘 보이지 않을 때도 딸을 향한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하지원은 톱스타였지만 갑자기 나타난 중구의 딸 동주로 인해 한순간에 추락해 생계형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남미로 분해 '담보'(2020) 이후 약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여배우라는 공통점을 지닌 인물을 연기하게 된 만큼, 자신의 삶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되돌아보면서 남미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한 하지원이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 관계를 맺게 되는 엄마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관계를 떠올리면서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하지원은 "남미는 저보다 말도 거칠고 욕도 많이 하고 톱스타일 때와 추락할 때의 갭이 크다. 감독님과 오랜 시간 공을 들이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며 "준비를 열심히 했다 보니까 현장에서는 오히려 내려놓고 남미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 여배우로 사는 게 쉽지만은 않은데 이번에 다시금 그런 부분을 느끼면서 가슴 아프고 힘들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런가 하면 이날 하지원은 이지원 감독에게 욕을 많이 배웠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자 이 감독은 "하지원의 욕설 연기는 20점이다. 사람이 너무 착하다. 결국 후시 녹음 중에 제가 직접 한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김시아는 친구의 죽음 이후 용의자로 몰리며 벼랑 끝에 내몰린 소녀 동주를 연기한다. 그는 "캐릭터 특성상 대사가 엄청 많지 않다 보니까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감정이 잘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점을 열심히 연구하면서 표현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시아는 '미쓰백' 이후 다시 한번 이지원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남다른 소회도 전했다. 그는 "저를 한 번 더 믿고 동주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즐겁고 설레면서도 부담감도 엄청났다. 더 괜찮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되게 열심히 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2021년 촬영을 끝내고 관객들과 만나기까지 약 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비광'이다. 오랜 기다림을 끝내고 오는 9월 2일 스크린에 걸릴 준비를 마쳤지만, 현재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오디세이'가 남다른 기세로 쌍끌이 흥행을 하고 있는 만큼 쉽지 않은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이에 이 감독은 '비광'을 두고 "기라성같은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의 크라이맥스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가족들이 서로의 애정과 사랑을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파도들이 잔잔한 여운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하지원은 "가슴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김시아는 "보자마자 부모님께 연락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라고, 류승룡은 "밀도 있고 클래식한 영화"라고 자신하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