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디올백 수수 의혹' 수사 관련 메시지를 두고 "처음 본다"며 "저희 집사람이 작성할 수 있는 문자 수준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순진하게 판단했다"며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24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의 항소심 속행공판을 열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김 여사가 2024년 5월 박 전 장관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제시했다.
특검팀이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서 특별수사팀을 구성한다는 것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설명하자, 윤 전 대통령은 "처음 본다"고 답했다.
이어 "문자 내용을 보니 가정주부인 저희 집사람이 작성할 수 있는 문자 수준이 아닌 것 같다"며 "누군가가 장관에게 보여주시죠, 한 게 아닌가"라고 밝혔다.
김 여사가 직접 작성한 메시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작성한 내용을 김 여사가 박 전 장관에게 전달했을 수 있다는 취지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박 전 장관이 '정치적 공동체' 관계라는 특검팀 주장을 두고도 "말이 안된다"고 했다.
이어 김 여사와 박 전 장관은 취임 후 한 차례 만났고 평소에 통화할 사이가 아니라면서 김 여사가 박 전 장관에게 보낸 메시지를 두고 "저도 좀 의외다"고 말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박 전 장관 변호인이 김 여사를 비롯해 전 정부에서 일했던 수많은 공무원이 구속상태로 재판 받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자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는 내 가족이지만 우리 정부 공직자들, 이런 분들을 구치소 안에서 지나가면서 보거나 할 때 가슴이 찢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계엄 선포 당시) 전쟁이나 내전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법에 따라 순진하게 판단했다"며 계엄 정당성을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전 박 전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계엄 선포에 반대했다고 했다.
그는 박 전 장관이 "계엄이라는 단어에 국민들이 상당한 거부감이나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뜻이 국민들에게 전달되기 어렵고 문제가 있으니 다시 생각해보라는 식으로 얘기한 것 같다"고 증언했다.
박 전 장관에게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이나 출국금지, 수용시설 확보 등을 지시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을) 반대하면서 얼굴이 벌게진 사람한테 그런 얘기를 왜 하겠느냐"며 "저나 박 전 장관이나 검찰에서 잔뼈가 굵은 법률가 출신인데 그런 대화한다는 게 코미디 아니냐"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김 여사에게 수사 무마 청탁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 기각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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