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창사 58년 만에 첫 파업 위기 맞는 포스코


'강경 노선이 자칫 거센 역풍 될 수도'...지역 사회 깊은 우려 

창사 58년 만에 첫 파업 위기에 직면한 포스코·포항제철소 /포스코

[더팩트ㅣ포항=박진홍 기자] 창사 58년 만에 첫 파업 위기에 직면한 포스코. 그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선에는 깊은 우려가 배어 난다.

현재 노조는 격려금 600%에 상여금 200%, 기본급 7.1% 인상, 우리사주 50주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가 '지나친 요구'라며 맞섰으나 지난 18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정 절차 중지 결정을 내렸고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지역 사회의 가장 큰 걱정은 '과연 회사가 이 요구를 감당할 수 있느냐'다.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약 1조 4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포스코 철강부문은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판매 실적이 저조한 데다 수익성마저 악화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실제 실적 지표도 이를 방증한다.

2023년 매출 38조9000여억 원, 영업이익 2조여 원이었던 수치는 2025년 매출 35조여 원, 영업이익 1조 7000여 원으로 급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포항제철소의 경우 적자 행진을 거듭하다 최근 겨우 100억~200억 원대 흑자를 내는 수준"이라며 "광양제철소 역시 영업이익이 상당히 줄어드는 추세"라고 전했다.

창사 58년 만에 첫 파업 위기에 직면한 포스코 본사 /포스코

포스코는 향후 각종 대규모 사업 추진을 앞두고 여유 가용 자본 확보에 비상이 걸려 있다.

포스코는 현재 미국 통상 압박에 따른 미 투자 8500여억 원, 인도네시아 2차 철강 확장 5조여 원, 인도 일관제철소 투자 5조3000여억 원 등의 사업 추진을 확정한 상태다.

하지만 매년 급감하는 수익 구조 때문에 '재무 구조가 매우 빡빡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으로 자금난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노조는 지난 7월 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파업 투표에서 92.2%의 찬성률을 기록하며 파업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포스코 안팎에서는 이번 파업이 실효성을 거둘지 여부에 대해 상반된 의견이 교차되기도 한다.

제철소의 핵심 공정인 고로, 제강, 용선, 용강을 비롯해 전력과 물 공급 등 주요 시설 분야는 법적으로 파업이 금지돼 있다.

때문에 실제 파업은 제품 분야에만 국한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파업 경험 부재, 노조의 넉넉지 않은 재정, 포스코 특유의 현장직 간부와 직원 간 끈끈한 유대 관계 등도 변수로 꼽힌다.

창사 58년 만에 첫 파업 위기에 직면한 포스코·포항제철소 / 포스코

일각에서는 노조의 강경 노선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제기된다.

비현실적인 요구 뒤에 정치적 속내가 숨겨져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나온다.

직고용을 앞둔 7000여 명의 협력사 직원 노조 결성을 앞두고, 현 포스코 노조가 E직군(고졸 현장직) 결집을 위해 무리한 고용 조건을 들고 나왔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현 집행부가 3년 재연임 한 뒤 상급 노동단체로 진출하려는 포석을 깔고 있다는 추측도 있다.

지난 2019년 포항철강공단에는 '회사는 망해도, 노조는 영원하다'는 한 노동단체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당시 지역 사회에는 '강경 투쟁이 기업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포스코 노조의 이번 행보가 자칫 '거센 역풍으로 되돌아 올까', 지역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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