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현정 기자] 밴드 원위(ONEWE)의 프로필상 데뷔일은 2019년 5월 13일이지만, 이들의 전신인 MAS 0094까지 포함하면 팀의 역사는 2015년 8월 13일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결성일부터 따지면 이들은 무려 12년을 활동한 중견 밴드다.
그리고 긴 활동기간은 이들의 음악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된다. 실제로 원위는 단독 콘서트는 물론이고 각종 유명 페스티벌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라이브 강자'로 이름이 높다.
이런 원위가 지난 19일 발매한 '面 : Unknown Atlas(면 : 언노운 아틀라스)'는 이들이 '각' 잡고 만든 정규앨범이다.
곡 수부터 범상치 않다. '面 : Unknown Atlas'에는 타이틀곡 'Scenario(시나리오)'를 포함해 무려 17개 트랙이 수록돼 웬만한 정규앨범의 두 배에 가까운 볼륨을 자랑한다.
원위 멤버들 역시 "정성과 성의를 많이 담은 앨범"이라고 말하며 특히 공들여 완성한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더팩트>는 지난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한 카페에서 앨범 발매를 앞둔 원위의 용현 강현 하린 기욱 동명을 만나 '面 : Unknown Atlas'에 담긴 장대한 포부를 들어봤다.
먼저 원위는 '面 : Unknown Atlas'를 "17곡 모두 타이틀곡처럼 최선을 다한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용훈과 동명은 "모든 곡이 타이틀곡 같은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또 멤버 각자 모아둔 곡이 많아서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정규앨범을 준비했다"며 "사실 회사에서는 곡을 나눠서 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바가 있어 아끼지 말고 한꺼번에 다 내자고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들은 17곡도 모자라 아쉽게 수록하지 못한 곡까지 있다고 털어놓았다.
용훈은 "'헨젤과 그레텔'을 배경으로 쓴 곡이 있는데 이번 앨범에 수록하지 못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들려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눈치 빠른 팬이라면 '헨젤과 그레텔'이라는 제목에서 알아챘겠지만, 이번 '面 : Unknown Atlas'의 콘셉트는 '동화'다.
그동안 '우주 시리즈'로 많은 인기를 얻은 원위가 새로운 시리즈를 알리는 앨범이라는 점에서도 '面 : Unknown Atlas'는 의미가 깊다.
동명은 "앨범을 쭉 들으면 '귀로 읽는 동화책'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선공개 개념으로 발매한 '點 : The Quiver(점 : 더 퀴버)'가 '좌표'와 '나침반'으로 시작하는 것도 '동화의 세계로 출발'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현은 "이어지는 '線 : The Wake(선 : 더 웨이크)'는 동화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순간을 표현한 것이고 '面 : Unknown Atlas'에서 본격적으로 동화 속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부터 '점, 선, 면'이 각각의 싱글과 앨범이 아니라 하나의 앨범이 될 수 있게 구상했다"고 덧붙였다.
'面 : Unknown Atlas'의 배경이 되는 동화는 '그리스로마 신화'부터 '피노키오', '피터팬', '걸리버 여행기' 등 다양하다.
그리고 타이틀곡 'Scenario'는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가이드북 같은 곡이다. 그래서 곡의 가사는 '작가(원위)와 독자(팬)가 함께 다시 쓰는 이야기'라는 내용이 담겼다.
하린은 "우리도 12년 동안 활동하면서 나이가 들었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Scenario'를 작업할 때 현실적인 난관에 많이 부딪히고, 한번 휴지통에 버려졌다가 다시 꺼낸 곡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내가 동화의 주인공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으로 접근해 완성했다"며 "그래서 이번 앨범을 대표하는 곡이지만 거의 마지막에 완성됐다. 가사의 흐름과 내용을 생각하면 들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함께 '아름다운 결말'을 쓰자는 'Scenario'의 내용처럼 원위는 현실에서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확장하고 있는 밴드다.
지난해 10월 '미로 (MAZE)(메이즈)'로 데뷔 첫 음악 방송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꼭 오르고 싶은 페스티벌로 꼽은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과 '그랜드민트페스티벌'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또 올해 2월에는 자체 최대 규모인 KBS아레나에서 단독 콘서트 'O! NEW E!volution V(오! 뉴 에볼루션 파이브)'를 개최하기도 했다 .
동명은 "12년을 활동한 것에 비해 속도가 늦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는 천천히, 꾸준히 (목표를) 이루고 있다"며 "특히 페스티벌에 출연하면 (인기가) 많이 올라왔다는 걸 느끼고 있다. 작년과 올해 많은 페스티벌에서 우리를 찾아줘서 '우리 무대가 나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목표는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다"라고 힘을 줘 말했다.
물론 원위의 '시나리오'는 페스티벌 헤드라이너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올림픽공원의 올림픽홀, 티켓링크 아레나(핸드볼 경기장), KSPO돔(체조 경기장)의 3개 공연장 단독 콘서트는 물론이고 해외 유명 페스티벌 출연까지 언젠가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명확하게 말했다.
그리고 이 이들이 계속해서 더 큰 목표를 꿈꾸는 배경에는 '꾸준한 성장'과 함께 '실력 자신감이 자리한다.
용훈은 "최근에 자우림의 김윤아와 만나서 '오랫동안 밴드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다'라고 물은 적이 있는데, 김윤아가 '20년, 30년 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지만 너희들처럼 12년을 했으면 20년은 그냥 간다'고 하더라. 김윤아는 가볍게 이야기 했지만 우리에게는 크게 와닿았다. 그다음부터는 '우리가 12년이나 했구나'가 아니라 그냥 '밴드를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항상 처음처럼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우리도 후배 밴드가 늘고 있어서 실력도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주와 노래 실력은 당연히 필요하고, 사람들을 홀릴 수 있는 끼와 재능까지 연마하고 있다. 그래야 '실력이 훌륭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현은 과거 인터뷰에서 '연주 실력으로는 동 세대 밴드 중 우리가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이 아직도 유효한지 묻자 그는 "나는 자신 있다. 연주 실력으로는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렸다.
재미있는 점은 이런 꾸준함과 자신감을 갖춘 원위지만 자신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기승전결 중 '기'에 머물러 있다고 자평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12년째 '기'라고 생각하고 활동하고 있다"며 웃어 보인 용훈은 "일단 이번 앨범을 들은 사람들이 '라이브로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우리 단독 콘서트에 왔으면 한다. 이것이 이번 앨범의 목표"라고 말했다.
과연 원위가 그 목표를 이루고 '面 : Unknown Atlas'부터 '승'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