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손원태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요동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미국과 영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분위기다. 고용, 물가, 임금 등 주요 경제지표가 둔화하면서 중앙은행들이 추가 긴축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지난달 비농업 고용이 예상 외로 감소하면서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 0.25%p(포인트)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을 2027년 1월로 늦게 잡았다. 앞서 이달 초 시장이 올해 10월 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봤던 점과는 온도 차를 보인다.
영국도 이와 비슷한 모습이다. 스왑시장에 반영된 영란은행(BoE)의 12월 이전 금리 인상 확률은 이달 초 84%에서 63%로 낮아졌다. 두 번째 인상 예상 시점도 내년 3월에서 4월로 늦춰졌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나타났다. 유가는 지난달 초 배럴당 70달러 선을 조금 웃돌았으나, 이날 약 94달러까지 치솟았다. 고유가로 물가 우려가 제기되면서 장기 국채가 매도 압력을 받고 있지만, 단기 금리 전망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가 더 지배적으로 반영되는 것이다.
미국의 7월 물가 상승률은 3.4%로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으나, 전월 대비 둔화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의 임금 상승세가 올해 꺾이고 있고,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임금 인상을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한적이다.
지난달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연준 위원 대부분은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이 약해지면서 올해 남은 기간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물가 압력이 다시 강해질 경우, 9월 회의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높아지고 있지만, 주로 정부의 에너지 가격 상한제 변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미국, 영국과는 다른 흐름을 나타낸다. 시장은 ECB가 9월까지 다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ECB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6월 정책금리를 0.25%p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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