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2배인데 기본자본은 '제자리'…한화생명 자본효율·규제 대응 '숙제'


상반기 연결 순익 9045억원·96%↑…별도 순익 5102억원·183.9% 급증
기본자본 K-ICS 비율 1분기 58.8%서 소폭 하락 전망

한화생명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을 2배 가까이 끌어올리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비율은 제자리걸음을 걸으며 자본의 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화생명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화생명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을 2배 가까이 끌어올리고 지급여력(K-ICS)비율도 개선했지만 자본의 질을 보여주는 기본자본 K-ICS비율은 제자리걸음을 이어갈 전망이다. 보험·투자손익 개선과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확대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지만 요구자본도 함께 늘면서 이익 증가가 기본자본비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기본자본 K-ICS 규제가 본격 시행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을 실질적인 자본효율성 제고로 연결하는 것이 하반기 과제로 꼽힌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90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0% 증가했다. 별도 기준 순이익은 5102억원으로 183.9% 급증했다.

본업과 투자부문이 나란히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상반기 보험손익은 28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2% 증가했고 투자손익은 3548억원으로 776% 늘었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동시에 개선되면서 전체 순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래 이익 기반도 확대됐다. 상반기 신계약 CSM은 1조30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하며 IFRS17 도입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6월 말 보유계약 CSM도 8조928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148억원 늘었다. 신계약 CSM 배수도 지난해 상반기 7.2배에서 11배로 상승했다. 당기 이익뿐 아니라 향후 보험이익으로 인식될 수 있는 재원까지 함께 늘어난 셈이다.

전체 자본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한화생명은 6월 말 K-ICS비율이 약 167%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157.5%와 비교하면 약 9.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상반기 이익 확대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가용자본 증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자본의 질을 보여주는 기본자본 K-ICS비율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말 기본자본 K-ICS비율은 58.8%로 전년 동기 64.7%보다 5.9%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본자본도 8조7193억원으로 1% 감소했다.

한화생명도 2분기 기본자본비율이 추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기본자본 K-ICS비율과 관련해 "1분기 말 대비 소폭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과 이익 증가에 따른 기본자본 개선 효과가 있었지만 요구자본 증가가 이를 상쇄했다는 설명이다.

기본자본은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 손실흡수성이 높은 자본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까지 포함하는 전체 K-ICS비율과 비교하면 보험사의 실질적인 자본건전성을 보다 엄격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 등 보완자본 확충을 통해 전체 지급여력비율을 높이는 데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내년부터 기본자본 K-ICS 규제를 도입한다. 기본자본 K-ICS비율 50%가 기준으로 적용되며 제도 안착을 위해 기준에 미달하는 보험사에는 2035년 말까지 9년간 경과조치가 적용된다.

한화생명의 기본자본비율은 내년 도입되는 기준인 50%를 웃돌고 있지만 50%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회사는 연말까지 기본자본 K-ICS비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최근 한화생명은 기본자본을 늘리는 동시에 요구자본 증가를 억제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보험금 예실차 관리를 통해 기초가정위험을 낮추고 공동재보험을 활용해 금리·보험위험을 줄이는 한편 내부모형 도입 등을 통해 요구자본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애큐온캐피탈 인수 추진도 향후 자본효율성에 영향을 줄 변수다. 한화생명이 애큐온캐피탈 인수를 통해 금융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인수가 성사될 경우 인수자금 투입과 주식위험액 등 요구자본 증가 가능성이 전체 K-ICS 및 기본자본비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순이익 증가와 신계약 CSM 확대가 지속되더라도 요구자본 증가 속도가 이를 웃돌 경우 기본자본비율 개선에는 한계가 있기에 빠르게 늘어난 이익을 실제 손실흡수력이 높은 기본자본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단순한 이익 규모 확대를 넘어 자본 대비 수익성과 위험관리 효율을 함께 높이는 것이 한화생명의 하반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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