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유가 담합' 정유 4사·임직원 오늘 첫 재판


검찰 "가격 추종 포함 26조원 경쟁제한 효과"

26조원대 유가 담합 혐의로 기소된 정유4사와 임직원들의 첫 재판이 20일 열린다.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미국·이란 전쟁 후 14조원 대 유가를 담합한 혐의를 받는 국내 정유사와 임직원들의 첫 재판이 20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류지미 판사는 이날 오전 11시10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와 임직원 4명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지난달 6일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정유 4사 법인과 HD현대오일뱅크 임직원 3명, GS칼텍스 임직원 1명을 재판에 넘겼다.

HD현대오일뱅크 가격결정부서 부서장은 구속기소됐다. 책임매니저와 법무실장, GS칼텍스 국내영업 부문장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는 미국·이란 전쟁 직후 석유제품 가격 인상 시기와 규모를 사전에 협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파악한 두 회사의 직접 담합 규모는 14조2000억원이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의 가격 인상을 추종했다. 검찰은 이를 포함하면 국내 정유시장에서 총 26조원 상당의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의 가격 추종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형사처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가격 담합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검찰은 HD현대오일뱅크 소속 직원들이 전쟁 이전부터 SK에너지 임직원들과 지속적으로 가격 정보를 교환해 온 정황도 확인했다. 전쟁 발발 당시 정유사들이 상당량의 원유를 비축해 가격이 급등할 이유가 크지 않았는데도 입금가를 대폭 올렸다고 판단했다.

정유 4사는 자영주유소를 상대로 불공정거래를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자영주유소와 전량구매계약을 맺은 뒤 일방적으로 결정한 가격으로 석유제품 전량을 해당 정유사에서 구매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손해배상 등 불이익을 주는 계약 구조를 유지했다고 보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관계자들에게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방해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두 회사가 공정위 현장조사 정보를 미리 파악한 뒤 가격 관련 자료나 사내 메신저 대화방 등을 삭제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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