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9일 관례를 깬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으로 논란이 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출석 요구의 건을 범여권 주도로 의결했다.
법사위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조 대법원장 출석 요구의 건을 재석 위원 14명 중 찬성 10명, 반대 4명으로 가결했다. 조 대법원장에게 이날 오후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하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중심이 된 범여권 의원들이 조 대법원장의 법사위 출석을 요구한 배경에는 전날 이뤄진 '대법관 후보 제청'이 있다. 전날 조 대법원장은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는데, 이 과정에서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이 청와대를 찾아 대면 보고하던 기존 관례를 깨고 서면으로 제청을 강행해 논란이 됐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노경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대법관 후보를 놓고 대통령실과 협의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청와대와의 충분한 조율이 없는 상태에서 조 대법원장이 두 대법관 후보를 서면 제청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국회를 완전 무시하고 싸워보자는 거냐"고 쏘아붙였고, 노 처장은 "싸우자는 뜻은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장의 제청권, 국회의 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을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며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독립을 흔들고 정치 한가운데로 사법부를 가지고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은 더 이상 사법부의 수장으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 일동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법이 보장하는 삼권분립 원칙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권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헌법에 존재하느냐"며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미리 정해놓고 이른바 사전 조율을 구실로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만 대법원장이 제청해야 한다면 그것이 어떻게 대법원장의 제청권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민주당의 논리대로라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대통령의 뜻을 받아 적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며 "이것은 사실상 대통령에게 헌법에도 없는 '사전 재가권'을 부여하자는 위헌적 발상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법사위의 출석 요구에도 조 대법원장이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법사위는 그동안 대법원장이 아닌 법원행정처장이 업무보고 등에 참석하는 관례를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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