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선치영 기자] 한국수자원공사(이하수공)가 수십 년간 폐쇄·방치해 온 대덕정수장을 시민을 위한 문화·녹지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던 약속을 뒤집고 다시 수도시설 기능을 회복하겠다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구본환 대전시의원과 지역주민들은 19일 대전시의회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수공의 이같은 방침은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무책임한 행정이자 책임 회피를 위한 꼼수"라고 강력히 규탄하며 "대덕정수장을 당초 계획대로 시민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것"을 촉구했다.
대덕정수장은 1979년 준공돼 대전산업단지 용수 공급을 담당했지만, 2000년 1월 정수 생산이 중단된 이후 사실상 폐쇄된 채 장기간 방치됐다. 도시 미관을 훼손하고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흉물로 전락하면서 주민들의 활용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수공은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2019년부터 대덕정수장 리모델링을 추진했다.
산책로와 벤치, 조경 등을 시작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해 북카페와 전시·문화공간, 주민회의실, 창업보육 공간 등을 조성하는 주민개방형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감사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대덕정수장이 2000년부터 수도시설로 사용되지 않았음에도 수공이 용도폐지 절차를 밟지 않은 사실이 지적됐고, 감사원은 용도폐지 절차 없이 개발제한구역에 위법 건축물을 지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수공은 잘못된 행정과 절차를 바로잡는 대신, 이미 26년 동안 기능이 멈춘 대덕정수장을 다시 수도시설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수공은 상하수도연구센터 용수공급과 금강권역 위기대응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다.
구본환 의원은 "수공의 행정 오류가 감사에서 드러났음에도 이를 바로잡기보다 수도시설 기능 회복이라는 방안을 내놓은 것은 책임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특히 구 의원은 "26년 전 기능이 중단된 시설을 다시 수도시설로 돌리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오랜 기간 문화공간 조성을 기다려온 시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구 의원은 "시민과의 약속은 행정 편의에 따라 뒤집을 수 있는 종잇장이 아니다"라며 "수공은 스스로 주민개방형 문화공간 조성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확대해 왔다. 이제 와서 절차상의 잘못이 드러났다고 기존 약속을 통째로 뒤집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지적은 법과 절차에 따라 바로잡아야 할 행정상의 문제다. 이를 빌미로 시민들이 수년간 요구해 온 공간 활용 계획을 폐기하고 수도시설 회복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대덕정수장은 더 이상 행정기관의 무책임과 실패를 상징하는 폐쇄시설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 오랜 시간 지역주민들이 요구해 온 대로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수공은 책임 회피성 수도시설 기능 회복 방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구 의원과 함께한 구즉동 주민들은 "수공은 시민과의 약속을 즉각 이행하고 대덕정수장을 시민문화공간으로 조성하라"며 "대전시와 관계 기관 역시 수공의 일방적인 계획 변경을 방관하지 말고 시민의 뜻을 관철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대덕정수장의 미래는 수공의 편의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와 지역사회의 미래를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지역사회는 더 이상 수공의 무책임한 행정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수도시설 기능 회복 방안을 즉각 철회하고 대덕정수장을 시민에게 돌려놓는 것이 지금 수공이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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