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태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이장 선출에 여성의 투표권과 의사결정 참여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19일 인권위는 전국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장 선출 및 임명 과정에서의 성차별'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직권조사는 지난 2023년 전북 한 마을에서 60년 동안 여성 이장이 한 번도 선출되거나 후보로 추천된 적 없고 이장 추천권을 가진 마을개발위원회도 남성으로만 구성돼 있다는 진정 접수로 실시됐다.
인권위 조사 결과 지난 2014~2023년까지 전국 2만8517개 행정리에서 진행된 이장 선출·임명 총 10만7945회 중 여성이 선출된 비율은 9104회(8.43%)에 불과했다.
이장 자격 요건과 관련해 현행 기초자치단체 조례상 명시적으로 특정 성별을 제한하는 직접 차별 규정은 없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 행정규칙이나 마을회 정관이 주민총회 참석·의결 자격이나 피선거권을 '세대주' 또는 '세대 대표 1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인권위는 "외형상 성별 중립적인 기준이라 하더라도 농어촌 지역에서 남성이 주로 세대주 지위를 가져온 관행과 결합할 경우 간접차별적 효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리(里) 개발위원회나 마을 내 비공식 네트워크가 남성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 여성은 후보 접근 단계에서부터 구조적 제약을 받는다"며 "이는 단순한 규칙의 문제를 넘어 복합적인 사회문화적 관행과 가사·돌봄 부담 불균형이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인권위는 각 기초자치단체장에게 이장 선출·임명 과정에서 여성 주민의 참여를 제약하는 규정을 폐지하거나 정비하라고 권고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관련 조례·규칙과 성별 현황에 대한 주기적 점검을, 행정안전부·성평등가족부·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는 성평등한 의사결정 구조 조성을 위한 '마을회 정관 표준안' 개발·보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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