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올해 상반기 나란히 순이익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실적을 떠받친 축은 엇갈렸다. 삼성생명은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을 20% 넘게 늘리며 미래 이익 기반을 확대했지만 보험서비스손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신계약 CSM이 줄어든 가운데서도 장기·자동차보험 등을 중심으로 보험손익을 개선하며 본업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1조89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했다. 전체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투자부문이다. 투자손익은 배당금 수익 증가와 자회사·연결 손익 개선 등에 힘입어 1조8580억원으로 82.0% 늘었다. 여기에는 즉시연금 소송 관련 4257억원의 일회성 충당금 환입이 반영됐다. 이를 제외한 투자손익도 1조43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3% 증가했다.
반면 삼성생명의 보험서비스손익은 53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9% 감소했다. 보험금 예실차 손실이 확대된 데다 퇴직충당금 526억원과 인건비 증가분 300억원 등 일회성 비용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가 제시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보험서비스손익도 6157억원으로 전년 동기 8314억원보다 낮았다.
대신 미래 보험이익을 보여주는 CSM은 빠르게 늘었다. 상반기 신계약 CSM은 1조71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4% 증가했다. 건강보험 경쟁력 강화와 종신보험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보장성 신계약 CSM은 1조6426억원을 기록했다. 6월 말 전체 CSM도 1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000억원 증가했다.
신계약 CSM은 확대됐지만 당기 보험손익은 반대로 감소했다. 삼성생명의 상반기 CSM 상각익은 73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했고, 예실차는 전년 동기 395억원 이익에서 1129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특히 보험금 예실차가 1040억원 손실을 기록하면서 보험서비스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CSM 손익도 60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4% 감소했다. 신계약을 통한 미래 이익 재원은 확대됐지만 당기에 인식되는 보험이익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셈이다.
삼성화재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1조3723억원으로 10.2% 증가했다. 보험손익은 1조1145억원으로 10.9%, 투자손익은 7880억원으로 22.0% 각각 늘어나 보험과 투자 부문이 나란히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장기보험 보험손익은 8804억원으로 5.6%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역시 계약 포트폴리오 우량화와 사고율 하락 등에 힘입어 상반기 누계 기준 흑자로 돌아섰다. 2분기 자동차보험 보험손익은 296억원을 기록했다. 일반보험 보험손익도 18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6% 증가하며 보험손익 개선에 힘을 보탰다.
반면 신규 계약의 양적 성장에서는 삼성생명과 온도차를 보였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신계약 CSM은 1조24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6% 감소했다. 월납환산 신계약 보험료도 19.5% 줄었다. 대신 보장성 신계약 CSM 배수는 13.9배로 1년 전보다 1.1배 개선됐다.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높은 계약 확보에 무게를 둔 결과다. 전체 CSM은 지난해 말보다 4271억원 늘어난 14조5947억원을 기록했다.
계약의 질을 보여주는 유지율도 개선됐다. 삼성화재의 보장성보험 25차월과 37차월 유지율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6.0%포인트, 6.3%포인트 상승했다. 신계약 물량은 줄었지만 보험료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CSM 배수와 계약 유지율은 개선되면서 신규 계약의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영업 전략이 보다 뚜렷해졌다. 이와 함께 장기보험 손익 증가와 자동차보험 흑자 전환, 일반보험 수익성 개선 등이 당기 보험손익 성장을 이끌었다.
2분기 흐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삼성생명의 2분기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689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1% 감소한 반면 삼성화재는 7377억원으로 15.7%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순익 증가율만 보면 삼성생명이 앞서지만 최근 분기 흐름과 보험손익, 신계약 지표까지 감안하면 양사의 성장 방식은 뚜렷하게 갈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당장의 보험손익 부진 속에서도 신계약 CSM을 빠르게 늘리며 미래 이익 재원을 확보했고, 삼성화재는 신규 계약의 양보다 수익성에 무게를 두면서 현재 보험손익을 개선했다"면서 "향후에는 신계약을 통해 CSM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보유 CSM이 보험이익으로 꾸준히 인식될 수 있는 수익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양사의 중장기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