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오는 12월부터 본격화될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앞두고 연임에 도전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직 회장이 연임에 나설 경우 우선 심사를 받는 '셀프 연임' 규정이 폐지된 만큼 장 회장은 그동안의 성과 만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장 회장은 '소재'와 '자원'을 그룹의 중장기 전략으로 내세우고 저수익 사업 구조조정, 글로벌 투자 등에 적극 나서며 승부수를 던진 상황이다. 반면 본업인 철강의 수익성 악화와 사업장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안전사고 문제 등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인화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는 가운데 포스코홀딩스는 3개월 전인 오는 12월 임시이사회를 열고 'CEO후보추천위원회' 운영에 돌입하게 된다. 위원회는 차기 회장 후보군을 발굴하고 자격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 1인을 이사회에 추천한다.
포스코홀딩스는 그간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힐 경우 우선권을 주는 '현직 회장 연임 우선 심사제'를 운영했다. 그러나 '셀프 연임', '황제 연임'이라는 대내외적인 비판이 일자 지난 2023년 12월 규정을 폐지했다. 이로 인해 당시 3연임 가능성이 나오던 최정우 전 회장은 퇴진했고 장인화 회장이 차기 회장에 올랐다.
장 회장은 아직까지 연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연임에 나설 경우 현직 우대 없이 다른 후보군과 동일한 조건에서 심사를 받게 된다.
최 회장의 연임 여부를 둘러싸고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업계는 지난 2년 6개월 간의 성적표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실적이다. 장 회장 취임 직전인 2023년 포스코홀딩스의 연결 영업이익은 3조5310억원이었다. 그러나 취임 첫해인 2024년에는 2조1740억원으로 38.4% 감소했고, 2025년에도 1조8270억원에 그쳤다. 철강 수요 부진과 중국발 공급과잉, 이차전지 부문에서의 적자 등이 겹친 결과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4% 증가했다. 포스코의 별도 영업이익도 274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8.6% 늘었다. 판매가 상승과 판매량 증가가 철강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여전히 46.6% 감소한 수준이지만 바닥을 다지고 우상향할 것이라고 회사는 전망한다.
장 회장이 핵심 성장축으로 내건 이차전지소재 역시 올해부터 반전 조짐이 나타났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까지 전기차 캐즘과 소재 가격 하락, 신규 공장 가동 비용 등의 영향으로 고전했지만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351.2% 급증한 금액이다. 특히 배터리소재 사업에서만 2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포스코아르헨티나 역시 2분기에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달성했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이 장 회장 임기 후반부의 대표적인 반전 카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투자 측면에서는 그동안 준비해온 해외 성장사업이 실제 투자 단계로 넘어갔다는 점이 성과로 꼽힌다. 포스코는 지난 4월 인도 1위 철강사인 JSW스틸과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오디샤주에 연산 6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양사가 50%씩 지분을 갖고 공동경영하며 오는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총 투자 규모는 약 5조3000억원이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는 가운데 고성장 시장인 인도에 생산거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장 회장은 비핵심·저수익 자산을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025년 말 기준 구조개편 누적 73건을 통해 약 1조8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반면 사업장의 안전 문제는 장 회장의 성적표에서 가장 무거운 감점 요인이다. 계열사인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는 2023년 1명, 2024년 3명, 2025년 5명, 올해 1명 등 사망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장인화 회장 체제에서 사망 사고가 더 늘어나자 장 회장은 지난 6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열린 포스코그룹 안전관리 점검 및 재발방지 대책 간담회에 직접 나서 "안전예산 확보와 관련 투자를 포함해 회사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산업안전부문에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임기 후반부에 들어선 장 회장은 지난달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철강, 소재에 이어 자원으로 업(業)의 영역을 확장해 오는 2035년 합산기준 매출액 187조원, 영업이익 13조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자원(철강)과 전략자원(리튬, 양·음극재, 희토류 등), 에너지자원(LNG, 신재생에너지)을 아우르는 '트리플 코어' 체제를 구축해 핵심자원 공급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장 회장은 "공급망 불안정과 저탄소 전환 가속화로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과감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인화 회장이 최근 그룹의 새 성장 전략, 투자 계획 등을 직접 밝히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올해 안에 시작되는 만큼 하반기 장 회장의 움직임에 관심이 더 쏠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