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전남광주=김영신 기자] 광복 81주년을 맞아 고려인의 아픈 역사와 민족의 기억을 예술로 기록해 온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백의 수상이 주목을 받고 있다.
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해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문빅토르 화백이 제3회 서울-한강비엔날레 최고상인 '으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5일 광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서울-한강비엔날레 심사위원회는 최근 수상자 명단을 발표하고 카자흐스탄 출신 서양화가 문빅토르 화백을 최고상인 '으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번 수상은 강제이주와 중앙아시아 정착,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그리움, 민족의 기억 등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회화 언어로 표현해 온 문 화백의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광복절을 맞아 이번 수상은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문 화백의 작품에는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의 역사와 함께 강제이주를 겪은 고려인들의 삶,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정체성에 대한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제3회 서울-한강비엔날레는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주최 측은 전시 기간 수상 작가들을 대상으로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한강비엔날레는 작품의 창의성과 독창성, 완성도, 작가 고유의 예술철학과 이론 등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수상자를 선정했다. 공개 심사 방식으로 1·2·3차 심사를 거쳐 작품 자체의 예술적 가치뿐 아니라 작가가 제출한 작품 이론과 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문빅토르 화백은 중앙아시아 강제이주의 첫 도착지인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에서 1951년 태어났다. 알마티 미술대학을 졸업한 뒤 국립고려극장과 풍자잡지 등에서 주임미술가로 활동하며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문 화백이 몸담았던 국립고려극장은 1932년 연해주에서 처음 설립된 뒤 1937년 고려인 강제이주와 함께 중앙아시아로 옮겨갔다. 현재까지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 문화예술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대표적인 문화기관이다.
문 화백은 오랜 기간 국립고려극장의 무대미술과 시각예술을 이끌며 고려인 예술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켜왔다. 이 때문에 고려인 사회에서는 그를 국립고려극장의 '살아있는 전설'로 부르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강제이주 열차와 중앙아시아의 황량한 정착지, 고향을 잃은 고려인들의 삶과 기억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개인의 경험을 넘어 160여 년에 걸친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와 정체성을 예술로 기록해 온 대표적인 고려인 작가로 평가받는 이유다.
현재 문 화백은 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해 문빅토르미술관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고려인마을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통해 고려인의 항일독립운동과 강제이주, 중앙아시아 정착과 귀환으로 이어지는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광복절을 맞아 문 화백의 작품세계는 단순한 미술을 넘어 고려인의 역사와 기억을 오늘의 한국사회에 전하는 또 하나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천영 고려인마을 이사장은 "문빅토르 화백의 이번 최고상 수상은 개인의 예술적 성취를 넘어 고려인의 역사와 기억이 예술을 통해 '조상의 땅' 대한민국에서 다시 조명받았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오늘, 국립고려극장의 전통을 이어온 살아있는 증인이자 광주 고려인마을을 대표하는 예술가인 문 화백의 작품세계가 국내외에 더욱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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