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게양 줄지만…다양해지는 광복절 기념 문화


게양 경험 57%…"광복절 중요성해" 81.7%
주거환경 변화·온라인 콘텐츠 확산 영향

최근 리서치 기업 피앰아이(PMI)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광복절 인식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광복절에 태극기를 게양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7.0%로 집계됐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명주 기자] 광복절을 맞아 집집마다 태극기를 내걸던 모습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신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광복절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접하는 이들은 적지 않아 광복절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방식이 다양해지는 추세다.

15일 리서치 기업 피앰아이(PMI)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광복절 인식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광복절에 태극기를 게양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7.0%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조사 결과인 61.9%보다 4.9%포인트 낮아졌다. 반대로 게양한 적이 없다는 응답은 43.0%로 지난해 38.1%보다 4.9%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광복절 자체에 대한 관심까지 낮아진 것은 아니다. 광복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응답은 81.7%로 80%를 넘었다. 광복절의 의미와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응답도 75.4%였다.

온라인을 통해 광복절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접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숏폼을 통해 관련 역사 콘텐츠를 접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6.1%였다. 특히 20대는 60.5%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시민들도 광복절의 중요성에는 공감하면서 태극기 게양을 비롯해 기념 방식에는 차이를 보였다.

지난 1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만난 용산구 주민 70대 신모 씨는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광복절은 굉장히 의미 있는 날"이라며 "올해도 집에 있는 국기 게양대에 태극기를 달 생각"이라고 말했다.

30대 박모 씨는 "광복절이 중요한 날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태극기를 다는 집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자취를 하면 태극기가 없는 경우도 있고 걸 곳이 마땅치 않은 경우도 있다"고 했다.

온라인을 통해 광복절의 역사를 접한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강남구에 사는 20대 이모 씨는 "SNS 알고리즘을 통해 역사나 광복절 관련 영상을 보고 있다"고 했고, 신 씨도 "유튜브를 통해 광복절이나 역사 관련 영상을 많이 본다"고 말했다.

실제 태극기를 달지 않는 데는 주거환경 등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한국리서치가 2022년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광복절에 태극기를 달지 않은 이유로 '집에 태극기가 없어서'가 37%로 1위, '집에 태극기를 걸 곳이 마땅치 않아서'가 21%로 2위를 차지했다.

광복절은 법으로 정한 국기 게양일이다. 대한민국국기법 제8조는 광복절을 비롯해 3·1절과 제헌절, 개천절, 한글날 등 국경일을 국기를 게양하는 날로 규정하고 있다. /더팩트 DB

광복절은 법으로 정한 국기 게양일이다. 대한민국국기법 제8조는 광복절을 비롯해 3·1절과 제헌절, 개천절, 한글날 등 국경일을 국기를 게양하는 날로 규정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각 가정에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태극기를 게양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국기법에 따라 24시간 게양할 수도 있다.

태극기 게양 참여가 낮아지면서 서울 자치구들은 광복절을 앞두고 태극기 달기 독려에 나섰다.

마포구는 지난 13일 합정역 인근에서 '광복절 81주년 맞이 태극기 배부 행사'를 열고 출근길 시민과 차량 운전자들에게 차량용 태극기 400개와 가정용 태극기 100개를 배부했다. 구 관계자는 "광복의 의미와 선열들의 희생을 되새기고 나라사랑 정신을 높이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동대문구도 같은 날 청량리역 광장 일대에서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 캠페인'을 열고 시민들에게 태극기가 그려진 부채를 나눠주며 각 가정의 태극기 게양 참여를 독려했다.

전문가들은 태극기 게양이 줄어든다고 곧 광복절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주거형태와 생활양식 등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국경일을 기념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의례나 의식은 그 시대의 환경이나 구조적 특성을 반영해 변화하는 문화적 양식"이라며 "과거 주택에는 태극기를 게양할 수 있는 시설이 있었지만 지금은 주거 형태가 많이 바뀌었다. 태극기를 게양하기 어려운 주거 형태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국경일을 대하는 마음을 반드시 태극기를 게양하는 형식으로만 나타내기보다 기념하는 내용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생활과 가구 구조,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태극기 게양은 줄어들 수 있지만 광복절이나 국경일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sil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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