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 조선업체가 모기업 조선소에서 건조한 선박을 미 해군이 최대 2척까지 사들일 수 있도록 한시 허용하라고 13일(현지시간) 지시했다.
이날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군과 미국 조선산업 기반을 재건한다'는 제목의 팩트시트(설명자료)를 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해군 조선 및 선박 수리 프로그램의 중대한 장기 문제들을 해결하고, 해양산업 기반의 역량과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국가안보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각서는 미국 전쟁부(옛 국방부)가 자국 조선산업에 직접 투자를 늘리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백악관은 "이 각서는 해안경비대가 중형 쇄빙선 프로그램에 최초로 도입해 성공을 거둔 '핀란드 모델'을 바탕으로, 미 전쟁부가 미국 조선산업 기반에 보다 직접적인 투자를 추진하도록 지시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조선업체가 혜택을 받으려면 두 가지 조건을 채워야 한다. △미국 조선소에 상당하고 지속적인 투자 △창출한 일자리를 채울 전원 미국인 인력 양성이다. 백악관은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한 업체에 대해 "모기업 소속 조선사에서 최대 2척의 선박을 건조하고 신속한 납기를 통해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허용받을 것"이라며 "나머지 선박들은 재건된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핀란드 모델은 앞서 미 해안경비대 쇄빙선 조달에 처음 적용됐다. 초기 물량은 기술력이 검증된 핀란드에서 건조하고, 이후 기술을 미국 조선소로 옮겨 후속 물량을 소화하는 방식이다. 해안경비대도 해군과 마찬가지로 해외 조선소 건조가 원칙적으로 막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상 필요를 들어 면제 권한을 발동하면서 길이 열렸다.
미 해군 함정 해외 건조는 번스-톨레프슨법이 금지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이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의회에 사전 통보한 뒤 예외를 둘 수 있다.
미 해군이 한시적으로 핀란드 모델을 적용하면 이미 미국에 투자하고 건조 역량을 갖춘 한국 조선업체가 직접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는 지난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상선과 함정 건조 인프라를 늘리고 있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 전쟁부·해군에서 구축함 설계·건조 관련 정보요청(RFI)을 받았다. 중형 군수지원함 RFI에는 삼성중공업도 참여했다.
앞서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2027년 국방수권법에 대한 행정부 정책입장서를 통해 해군이 해외 조선소와 계약해 수상 전투함 2척, 비전투 지원함 2척을 건조할 수 있도록 권한을 달라고 의회에 요구한 바 있다. 이번 각서로 행정부 차원 조치가 먼저 이뤄지면서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도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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