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의정부=양규원 기자] "과거 한동안은 기존에 있던 돈을 썼으며, 그 이후엔 빚을 내서 사용했었으나 지금은 쓸 돈도, 빌릴 돈도 없는 지경이 됐다."
김원기 경기 의정부시장이 13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설명으로 현재 의정부시의 재정 상황을 전하며 지속가능한 재정 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8·13 의정부형 재정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김 시장은 먼저 그간 시의 자체 수입은 소폭 증가한 반면, 의무 부담 예산은 가파르게 증가해 재정 혁신이 필요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5538억 원이었던 시 전체 예산은 올해 1조 7000억 원 수준으로 3배 이상 늘었지만 같은 기간 자체 수입은 2700억 원에서 3100억 원으로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중첩 규제로 기업 유치와 산업 기반 형성에 제약을 받아왔으며 그 결과 1인당 지방세는 51만 5000원으로 전국 시·군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구조적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김 시장은 진단했다.
또한 의정부시 전체 예산에서 국·도비 보조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로 전국에서 가장 높고, 사회복지 예산 비중이 60%를 넘는 것 또한 전국에서 의정부시가 유일하다고 항변했다.
이는 시가 자체적으로 복지사업을 과도하게 늘리거나 보조 사업을 무분별하게 확대한 결과가 아니라 국가와 경기도의 정책에 따라 복지·교통 등 보조 사업이 확대되면서 시가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지방비가 함께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체 세입을 보완하는 지방교부세 역시 시의 재정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지방교부세와 조정교부금의 규모도 크게 줄어 재정 악화에 일조했다는 것이 시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시는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지방채와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도 활용하게 되면서 현재 의정부시의 지방채는 약 1100억 원이며 특별회계에서 빌려 미상환한 차입금도 482억 원인 데다 비상 재원인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10억 원만 남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도봉산~옥정 광역철도와 GTX-C 노선 건설분담금, 경전철 대수선, 자원회수시설 현대화 등 대규모 투자 사업이 예정돼 있고 법정·의무경비와 인건비·시설유지비 등 고정적 지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재정 부담은 더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시는 긴축 재정이 아닌 재정 구조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법을 선택했다. 3가지 핵심 전략으로 △지출 구조 변경 △자체 세입 기반 성장 △재원 분배 구조 개선 등을 구상했다.
시는 지출 구조를 바꾸기 위해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불필요하거나 효과가 낮은 지출은 조정하고 한정된 재원을 시민에게 꼭 필요한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자체 세입 기반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업과 산업을 육성하고 지방세·세외수입을 확충해 시가 스스로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을 늘리기로 했다.
또 시의 실제 행정 수요와 재정 여건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지방교부세와 국·도비 보조 사업의 재원 분담 구조 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민과 전문가, 시의원이 참여하는 '시민참여 재정혁신TF'를 통해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0일 출범한 '시민참여 재정혁신TF'에는 청년·복지·사회적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과 지방재정·지방세·예산 회계 분야 전문가, 여야 시의원 등 총 17명이 참여하고 있다.
행정이 스스로 추진해 온 사업을 행정의 시각으로만 평가해서는 진정한 원점 재검토가 어렵다는 판단에서 시 공무원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시민참여 재정혁신TF는 오는 10월까지 시의 세입·세출 구조를 진단하고 사회복지·보건, 산하기관 운영비, 행사·축제, 민간위탁, 민간단체 보조금 등 주요 지출 분야를 점검하고 이후 산하기관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 현황을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선 국비·지방비 매칭 비율을 지방정부의 실제 재정 여건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지역의 실제 행정 수요와 도시의 특수성을 지방교부세 배분 기준에 제대로 반영해 줄 것 정부와 도에 요청하기로 했다.
김원기 시장은 "모든 예산을 일률적으로 줄이겠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복지 안전망, 시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기본적인 행정 서비스 등 반드시 필요한 분야는 지킨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어 "누구를 비판하거나 과거의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재정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앞으로의 재정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계속해 왔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며 시민에게 꼭 필요한 것은 지키고, 바꿔야 할 것은 과감하게 바꿔 한정된 재원을 민생경제와 교통 등 시민에게 가장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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