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충북 청주시 오창읍 후기리 폐기물처리시설을 둘러싼 민간업체와 청주시의 소송에서 대법원이 소각시설에 대해서는 민간업체, 파·분쇄시설에 대해서는 청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3일 폐기물처리업체인 서원환경(옛 이에스지청원)이 청주시장을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 결정 입안제안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서원환경은 2002년께부터 청주에서 폐기물 매립시설을 운영하면서 소각시설과 파·분쇄시설 설치 사업을 추진했다.
청주시는 2015년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오창과학산업단지에서 추진·운영 중인 폐기물 소각시설과 매립장을 청주시 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사업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후 서원환경은 2018년 청주시로부터 파·분쇄시설에 대한 폐기물처리사업계획 적합 통보를, 2019년 금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소각시설 사업계획 적합 통보를 받았다.
서원환경은 2020년 12월 청주시에 오창읍 후기리 일대에 파·분쇄시설과 소각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도시관리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이듬해 2월 환경과 주민 건강에 미칠 악영향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서원환경이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1심은 청주시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소각시설에 대해서는 판단을 뒤집었다.
2심은 청주시가 업무협약을 통해 소각시설 이전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서원환경에 신뢰를 줬음에도 이후 도시관리계획 입안 제안을 거부한 것은 신뢰 보호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다만 파·분쇄시설은 청주시가 이전을 약속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이 부분 거부처분은 적법하다고 봤다.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청주시가 업무협약과 이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 소각시설 이전 사업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공적 견해'를 표명했다"고 판단했다.
업체가 이를 믿고 사업을 추진한 만큼 뒤늦게 소각시설의 도시관리계획 반영을 거부한 것은 업체의 신뢰를 침해해 신뢰 보호 원칙에 위배된다고 봤다.
반면 파·분쇄시설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입안 거부는 신뢰 보호 원칙에 어긋나지 않고 청주시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도 없다며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서원환경이 파·분쇄시설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에 대한 청주시의 부적합 통보에 불복해 별도로 낸 소송에선 청주시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같은 날 서원환경이 청주시장을 상대로 낸 폐기물처리 사업계획 부적합통보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원환경은 2018년 청주시로부터 파·분쇄시설에 대한 사업계획 적합 통보를 받았지만 이후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사이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받아야 하는 기간이 지났다.
이에 2021년 3월 사업부지 면적만 일부 줄인 사실상 같은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다시 제출했다.
그러나 청주시는 이번에는 사업 예정지가 도시계획시설 관련 규정에서 정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부적합 통보했다.
업체는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을 심사하는 단계에서 국토계획법령상의 기준까지 적용할 수 없다며 별도의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서원환경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에 대한 적합 통보가 먼저 이뤄지고 이후 도시관리계획 결정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도시계획시설 설치 기준을 앞선 사업계획 심사 단계부터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폐기물관리법이 사업계획을 심사할 때 폐기물처리시설의 입지 등이 '다른 법률'에 어긋나는지도 검토하도록 규정한다"며 "'다른 법률'에 국토계획법과 도시계획시설 관련 규정도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도시관리계획 결정이 필요한 폐기물처리시설의 입지가 국토계획법령상 설치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이를 이유로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에 부적합 통보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업계획 심사 단계에서는 국토계획법령상 기준을 검토할 수 없다고 본 원심에는 폐기물관리법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ye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