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1944년 해방을 1년 앞두고 광복군에 들어간 스무 살의 한 청년. 일본군과 맞서기 위해 국내 진공작전을 준비했고, 한미합작 특수훈련에도 참여했다.
이듬해 나라를 되찾았지만 그의 삶은 고국으로 곧장 이어지지 않았다. 일본에 남아 교민 보호에 힘썼고, 그 공로로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고국의 땅을 다시 밟은 것은 100세가 되던 2023년. 스무 살에 떠난 조국을 한 세기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에야 다시 품에 안았다.
긴 세월 끝에 돌아온 고국에서 그는 지금 수원보훈원에 머물고 있다.
국내 최고령 생존 독립유공자인 오성규(1923년생·103세) 애국지사다. 그의 삶에는 광복 전후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경기도는 15일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오성규 애국지사 등 독립유공자 81명의 공적을 기린다.
1895년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진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되짚으며, 이들의 희생과 헌신이 대한민국의 오늘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조명한다.
오 지사는 건강 문제로 경축식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대신 광복회 경기도지부의 초청으로 일본에 거주하는 아들 내외가 경축식장을 찾는다. 아버지가 한평생 그리워했던 고국에서 아들 내외가 대신 만세삼창을 외친다.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리는 경축식 주제는 '우리가 누리는 모든 오늘에, 감사합니다. 기억하겠습니다'이다.
광복회 경기도지부와 시·군 광복회, 보훈단체, 관계 기관 관계자, 도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경축사를 통해 광복의 소중함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독립운동유공자와 유족에게 대통령과 도지사 표창을 수여한다.
오성규 지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그들이 지켜낸 빛의 역사가 담긴 주제 영상 '81명, 함께 세운 빛의 기억!'도 상영한다.
해공 신익희 지사와 이석영 지사는 올해 대표 독립유공자로 소개된다.
신익희 지사는 광주시에서 태어나 상해임시정부 법무총장과 외무·문교·내무부장 등을 맡아 독립운동을 이끌었다.
남양주 출신 이석영 지사는 막대한 토지를 처분해 독립자금을 마련하고 신흥무관학교 설립에 이바지했다. 독립군을 길러내기 위해 자신의 삶과 재산을 모두 받친 독립유공자들이다.
창작 낭독극 '다시 부르는 이름들'도 경축식 무대에 오른다. 배우들은 3·1운동과 항일 무장투쟁, 대한민국임시정부 활동 등에 참여한 독립유공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로비에는 건국훈장 등 대한민국 훈장 4종 20점과 안중근 의사의 유묵 '장탄일성 선조일본(長歎一聲 先弔日本, 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 '독립' 영인본이 전시된다.
경기도는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도 유튜브 계정으로 생중계한다.
서기천 경기도 총무과장은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일상은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헌신 위에 세워졌다"며 "경축식이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포용과 연대를 통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뜻깊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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