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계열사 교섭도 본사가"…노란봉투법에 노사관계 새 국면


화섬노조 네이버지회, 16개 법인 단일 교섭 요구
네이버, IT 최초 경총 합류…노사관계 자문 전문단체

네이버 노동조합이 16개 계열사 통합교섭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네이버가 지난해 경총에 가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노사 관계가 새 국면을 맞이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네이버 노동조합이 본사와 계열사를 하나로 묶는 교섭 구조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네이버가 지난해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중 처음으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원사가 된 사실도 드러나면서 네이버 노사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총은 회원사 노사관계 자문과 노동 현안 대응을 전문적으로 맡는 사용자단체다. 네이버의 가입이 주목받는 것도 이 지점이다. 올해 3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며 원청의 사용자 범위가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노조의 본사 교섭 요구와 회사의 노무 대응 보강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는 오는 20일 통합교섭 선포식을 연 직후 회사에 공문을 발송할 방침이다. 본사와 계열사를 하나의 교섭 테이블로 묶어 달라는 요구다. 임금과 인센티브, 근무제도처럼 그룹 전반에 공통 적용되는 사안은 네이버 본사와 직접 교섭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노조 주장의 핵심은 회사 운영 방식과 교섭 방식이 어긋나 있다는 것이다. 지회 조합원은 28개 법인 6200여명이며 이 가운데 16개 법인에서 해마다 임금교섭이 벌어진다. 지난 2021년 이후 노조 통계를 보면 한 해 교섭은 150회가량 열렸고, 노사 교섭위원 100여명이 쓴 시간도 양측 모두 1000시간을 넘었다. 법인마다 비슷한 안건을 되풀이해 법률 자문 비용까지 중복된다는 지적이다. 지회는 지난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요구 배경을 설명했다.

근로조건을 실제로 좌우하는 주체가 본사라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법인마다 다른 인센티브 규모도 결국 본사 이사회가 확정하며, 2018년 포괄임금제 폐지도 본사 결정 후 계열사로 번졌다는 설명이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IT위원장 겸 네이버지회장은 "통합교섭은 특혜가 아니라 이미 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질과 교섭 형식을 일치시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 여건도 달라졌다. 3월 10일 시행된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은 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좌우할 수 있는 위치라면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봐 그 범위를 넓혔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해에도 그린웹서비스·인컴즈 등 손자회사 6곳 임단협 과정에서 본사가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지만 당시는 노란봉투법 유예기간이었다.

네이버는 16개 각 법인이 독립 사업장이라는 전제 아래 법인별 교섭 기조를 지켜왔다. 사업 구조와 실적이 다른 계열사에 동일한 임금·보상 기준을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 본사가 어느 범위까지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는지는 해결해야 할 쟁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경총 가입 절차를 마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물린다. 경총 회원사는 그동안 제조 대기업 위주로 짜여 IT기업이 이름을 올린 사례가 없었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기업들이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을 거치며 대응 체계를 갖출 필요를 체감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총은 노란봉투법 입법 논의 당시 경영계 우려를 담은 서한을 국회의원 전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AI를 매개로 한 산업 간 융합에 맞춰 협력 범위를 넓히려는 조치이자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 가입의 연장선이라는 입장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IT업계에서 최근 노동조합 쟁의가 종종 발생해왔는데, 이번 네이버 통합교섭이 시작되면 업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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