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전남광주=조효근 기자] 전남광주시 출범 이후 광주 지역 5개 자치구를 자치시로 전환하는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통합특별시의 새로운 지방자치 모델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자치권 확대와 재정 기반 강화라는 기대가 커지는 반면 법안 통과부터 재정 확보, 행정체계 재설계, 주민 공감대 형성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국회의원(광주 서구을)은 최근 동·서·남·북·광산구를 각각 동광주시·서광주시·남광주시·북광주시·광산시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전남광주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통합 이후 광주권 5개 자치구가 전남지역 22개 시·군과 같은 수준의 자치권을 갖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전남광주시는 광주권 5개 자치구와 전남권 22개 시·군으로 구성돼 있지만 기초자치단체의 권한은 동일하지 않다.
시·군은 자체 세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행정을 추진할 수 있는 반면 자치구는 지방세 부과 권한과 재정 자율성이 상대적으로 제한되고 상당수 사무를 광역정부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치시 전환이 이뤄질 경우 주민 생활과 밀접한 복지와 교통, 지역경제 정책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고 지역 특성에 맞는 행정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재정 기반 확대를 통해 생활 SOC 확충과 지역 현안 해결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남광주시 구청장협의회도 지난 10일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개정안은 광주를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특별시 안에서 기초지방정부의 권한을 정상화하는 제도 개편"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협의회는 광역정부는 광역 행정을, 기초정부는 주민 생활행정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통합특별시 체제에 더욱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특별법이 곧바로 자치시 출범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하는 데다 법률이 공포되더라도 6개월의 준비 기간 동안 조직과 인력, 지방의회, 각종 행정체계를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재정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개정안에는 국가와 전남광주시가 시 설치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실제 재원 규모와 부담 방식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자치시 출범 이후 조직 확대와 인력 충원, 행정시스템 구축 등에 상당한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가와 지방정부의 재정 분담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체계 개편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제다.
지방세와 보통교부세, 조정교부금 체계를 새롭게 손질해야 하고 지방의회 구성과 선거구 조정, 광역정부와 기초정부 간 사무 배분도 다시 설계해야 한다.
도시계획과 교통, 상하수도처럼 지금까지 광주권에서 통합 관리해 온 사무를 어느 수준까지 기초정부에 넘길 것인지도 논의가 필요하다.
전국적인 파장도 변수다.
광주 5개 자치구의 시 전환이 현실화될 경우 다른 광역시 자치구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자치구를 운영하는 전국 지방정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가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남권과의 형평성 문제도 함께 거론된다. 자치시 전환에 따른 재정 지원이 기존 전남지역 22개 시·군의 재정 감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행정 절차와 함께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98년 창립 이후 지방자치와 지역 권력 감시 활동을 이어온 광주 시민단체 참여자치21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일반시 전환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자치권과 재정, 행정체계 전반을 바꾸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장단점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전문가 토론, 시민 의견 수렴 등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별법 개정안을 철회하고 최종 결정은 주민투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결국 이번 자치시 전환 논의는 행정구역 명칭을 바꾸는 문제를 넘어 통합특별시 체제를 어떻게 정착시키고 완성할 것인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자치권 확대라는 시대적 요구와 행정 효율성, 재정 안정성, 시민 공감대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특별법 논의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