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완전히 품은 우리금융…다음 숙제는 ABL '자본력' 보완


ABL 기본자본 K-ICS 43.4%…내년 도입 기준 50% 하회
합병 단순합산시 58.6%로 개선…ABL 자체 자본확충도 과제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가운데, 함께 인수한 ABL생명의 자본력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다음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각 사 제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보험 계열사 통합을 위한 지배구조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함께 인수한 ABL생명의 자본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향후 통합 과정에서 자본력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릴지가 다음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합병을 검토하며 자본건전성 개선과 규모의 경제를 기대하고 있지만, 합병 효과에만 의존하기보다 ABL생명 자체의 기본자본 확충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과 동양생명의 포괄적 주식교환이 전날 마무리되면서 동양생명은 우리금융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앞서 동양생명 임시주주총회와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달 24일 포괄적 주식교환안을 승인했다. 주식교환에 따라 동양생명 잔여주주에게 동양생명 1주당 우리금융 보통주 0.2521056주가 배정되며 우리금융 신주는 오는 31일 상장될 예정이다.

동양생명 완전자회사화로 보험 계열사 통합을 위한 지배구조 정비가 본격화됐지만 ABL생명의 자본건전성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동양생명이 비교적 안정적인 지급여력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ABL생명은 내년부터 도입되는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 규제 기준을 아직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ABL생명의 올해 1분기 경과조치 전 K-ICS는 112.16%로 직전 분기 108.85%보다 개선됐다. 다만 후순위채 중도상환과 인허가 등에 활용되는 금융당국의 K-ICS 권고기준인 130%에는 미치지 못했다. 경과조치를 적용하면 K-ICS가 164.11%까지 올라가지만 경과조치 전후 격차는 51.95%포인트에 달한다.

특히 기본자본 비중이 낮다는 점이 부담이다. ABL생명의 1분기 경과조치 전 지급여력금액은 1조8510억원으로 이 가운데 기본자본은 7170억원, 보완자본은 1조1340억원이다. 전체 지급여력금액의 약 61.3%를 보완자본에 의존하는 구조다.

요구자본 1조6504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기본자본 K-ICS는 약 43.4%로 금융당국이 2027년부터 도입하는 기본자본 K-ICS 기준 50%를 약 6.6%포인트 밑돈다. 현재 요구자본이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기본자본 K-ICS 50%를 맞추는 데 필요한 기본자본은 8252억원으로 현재보다 약 1082억원 많은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합병을 통해 자본건전성 문제 해결을 꾀하고 있다. 지난달 공시를 통해 동양생명 완전자회사화 이후 ABL생명과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는 합병에 대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외부 컨설팅사를 선정하는 등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합병 기대효과 가운데 하나로 '자본건전성 조기 안정화'를 직접 제시했다. 계리적 가정 강화 등에 따라 K-ICS와 보험계약마진(CSM)이 하락할 경우 개별 보험사의 비용절감이나 자산매각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양사를 합칠 경우 경과조치 적용 이후 K-ICS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동양생명은 ABL생명보다 상대적으로 자본여력이 충분하다. 동양생명의 올해 1분기 기본자본은 1조5920억원, 요구자본은 2조2926억원으로 기본자본 K-ICS를 단순 계산하면 약 69.4%다. 내년 도입되는 50% 기준을 웃도는 수준이다.

전체 K-ICS도 1분기 189.6%에서 2분기 말 잠정 205%까지 상승했다. 2분기 가용자본은 4조9274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요구자본은 2조4036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자본 여력이 확대됐다.

두 회사의 1분기 기본자본과 요구자본을 단순 합산하면 기본자본은 약 2조3090억원, 요구자본은 약 3조9430억원으로 기본자본 K-ICS는 약 58.6% 수준으로 계산된다. ABL생명 단독 기준 43.4%에서 50%를 웃도는 수준으로 높아지는 셈이다.

자본건전성 외에도 합병에 따른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의 보장성보험 중심 포트폴리오와 ABL생명의 저축성보험 중심 포트폴리오가 상호 보완적인 구조라고 보고 있다. 양사가 합병하면 상품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자산 규모도 생명보험업계 5위권으로 확대돼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우리금융의 판단이다. IT 시스템과 중복 조직 통합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합병만으로 ABL생명의 자본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양사를 합친다고 새로운 기본자본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동양생명의 상대적으로 높은 자본여력으로 ABL생명의 취약성을 상쇄하는 데 그쳐서는 중장기적으로 통합 보험사의 자본 부담이 다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과기간 동안 회사별 기본자본 K-ICS 최저 이행기준이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만큼 ABL생명도 합병 여부와 별개로 수익성 개선을 통한 이익잉여금 축적과 위험자산 관리 등을 통해 자체적인 기본자본 확충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기본자본 K-ICS 규제 도입 이후에도 2036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준을 맞출 수 있도록 경과기간을 부여하기 때문에 당장 규제 기준을 맞춰야 하는 부담은 크지 않다"면서도 "결국 합병을 통해 단기적으로 자본지표를 개선하는 데서 나아가 ABL생명 자체의 자본 체력을 끌어올려야 통합 보험사를 그룹 비은행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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